[오늘의 설교] 유난히 더운 계절

욥기 23장 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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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온 지 19년째인 올해 유독 많은 전화를 받습니다. 많은 분이 “대구 덥지요?” 하는 인사를 전해옵니다. 30도, 35도. 피할 수 없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늘에 있어도 마치 찜질방에 앉아 있는 것처럼 더운 바람이 온몸을 감쌉니다. 하루에 두 번 씻고 두 번 옷을 갈아입는 날도 드물지 않습니다. 땀을 씻어내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날이 몹시 더운 것도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것 아닌가.’

그렇습니다. 아무리 과학 만능의 시대라고 해도 사람의 힘으로 날씨를 바꿀 수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일기조차도 하나님이 주관하심을 믿어야 합니다. 분명 하나님은 무더위를 통해서 일을 하시고, 말씀하시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쩌면 이 뜨거운 태양 아래서 하나님은 시원하고 당도 높은 과일을 만들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가을이 되면 하나님의 손길을 받은 곡식들은 알곡을 맺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뜨거움이 고통이라면 하나님은 고통을 통해 그의 백성을 만들어갔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애굽왕 바로의 학대가 있었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음소리가 하나님께 들렸습니다. 간신히 애굽을 탈출한 모세의 광야 생활은 쓰라리고 힘들었지만 후일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생활을 인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다윗의 수많은 고난은 후일 그를 이스라엘의 12지파 모두를 품는 너그러운 왕으로 만들게 했습니다. 밤이 새도록 고기를 잡느라고 수고했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해 망연자실해 있던 베드로의 마음에 예수님의 말씀이 새겨지고 그 말씀에 의지해 베드로는 깊은 사역의 현장으로 나아가게 됐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통과 고난은 그를 주님만을 의지하는 겸손한 종으로 만들게 한 원동력이 됐습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이 고통당하는 것을 용납하십니다. 그의 백성들이 질병으로 아파하고 사업이 망해 힘들어할 때 종종 하나님은 침묵하십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침묵은 침묵 그 자체가 아닙니다. 침묵을 통해 더 강한 주님의 종이 되라는 뜻입니다. 고난과 힘듦을 단순히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다는 그 속에서 주님의 뜻을 찾아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욥에게도 하나님은 다시 한번 침묵하십니다. 그런데 욥은 하나님의 침묵 가운데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나를 단련하신 후에 내가 순금같이 나아오리라.” 하나님은 우리가 생명을 얻고 더 풍성한 삶을 누리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를 훈련시키기를 중단하지 않으십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 인생을 운동선수에 비유합니다. 운동선수들은 사실 힘든 훈련과 반복되는 연습을 싫어합니다. 그런데 그 훈련과 연습을 잘해야지만 자기 몫을 해내는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1970년대 말 공군본부 운동장에서 차범근 선수(당시 공군 상병)가 연습하는 것을 보면서 퇴근하곤 했습니다. 군 복무 때문에 독일 프로팀에 가지 못하고 연습하는 그를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곤 했는데, 그가 하는 연습은 딱 하나였습니다.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그 수비수를 제치면서 슛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같은 연습을 합니다. 얼마나 지겹고 힘들고 답답했을까요. 그런데 후일 차범근 선수가 독일에서 시합 때마다 슛을 하는 모습은 바로 연병장에서 연습하던 그 장면의 재현이었습니다. 반복적인 훈련을 성실히 했던 그는 ‘갈색폭격기’라는 이름으로 독일 분데스리가와 한국 축구의 전설로 남아있습니다.

국내외에서 땀 흘리고 있는 선교사들도 차범근 선수와 다를 것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선교사들은 이 더운 계절을 지냈기에 동남아나 아프리카에서 사역을 거뜬히 견뎌내고 있습니다. 분명히 뜨거운 계절에 우리에게 연단하시는 주님의 뜻이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이 계절이 끝날 즈음,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가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홍기 대구 동부제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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