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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사람이 다가가면 길앞잡이가 길을 안내하다

검은물잠자리는 사랑을 그린다/송국·장신희 지음/푸른들녘/280쪽/1만5000원

[책속의 컷] 사람이 다가가면 길앞잡이가 길을 안내하다 기사의 사진
꼬마물방개 검은물잠자리 왕사마귀 모시나비 참매미 흰줄숲모기…. 많은 독자들에게 이들 곤충은 이름부터 낯선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곤충은 장구한 지구의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생명체다. 곤충은 먹이사슬의 ‘1차 소비자’이면서 많은 동물의 식량이었다.

저 그림은 길앞잡이라는 곤충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저 곤충은 사람이 지나가면 갑자기 날아올라 5∼6m 앞으로 도망친다고 한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가면 다시 저만치 앞서 날아간다. 이런 모습이 마치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여서 길앞잡이라고 불린다.

‘검은물잠자리는 사랑을 그린다’는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도감과는 차원이 다른 신간이다. 곤충학자인 송국(60)씨가 글을 썼고, 조각가이자 화가인 장신희(57)씨가 그림을 그렸다. 이들은 각 챕터마다 곤충의 세세한 생김새를 담은 그림을 등장시킨 뒤 생태를 다룬 시를 포갠다. 각 곤충의 삶을 엿보기 전에 제공하는 애피타이저인 셈이다. 그다음엔 곤충의 일상을 인문학적으로 살핀 맛깔나는 글과 다양한 사진이 차례로 이어진다.

송씨는 스스로를 ‘돈키호테 곤충학자’라고 소개하면서 책의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꼬막껍질 한 개도 채우지 못하는 곤충에 대한 얄팍한 지식이지만, 반년 동안 곤충과 씨름하며 보낸 날들 속에 탄생된 이 책이 곤충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 전달자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내 집의 한쪽 방을 차지하고 있는 수많은 표본 곤충 영혼들에 이 책을 바친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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