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신종수] 김&장 기사의 사진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는 모습이다. 최근 두 사람은 50여일 만에 만났다. 둘 중 한 사람이 그만두거나 둘 다 그만둬야 할 것 같았는데 두 사람 모두 유임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개각을 앞둔 며칠 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선택이 아니라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 실장(소득주도성장), 김 부총리(혁신성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공정경제)은 유임된다는 말로 들렸다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당분간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을 걸고 팀워크를 이루라고 강조했기 때문에 부딪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올바른 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며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가겠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얼핏 보면 장 실장의 손을 들어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외견상, 명분상 그렇다. 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목표와 존재 이유를 잃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 운용 방식은 수정될 수밖에 없고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 은산분리 완화 등 규제 혁신을 비롯해 생활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스스로 계면쩍음을 드러낸 SOC 투자 등이 그것이다. 말 많은 최저임금도 더 이상 인상하지 못할 것이다. 경제지표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을 유연하게 섞어 쓸 수밖에 없다. 김 부총리가 ‘김동연 패싱’ 논란을 불식시키고 존재감을 과시한 반면 장 실장은 많은 내상을 입었다. 사실 출신성분만 놓고 보면 흙수저 출신인 김 부총리가 근로자 중심의 소득주도성장을, 금수저 출신인 장 실장은 기업 중심의 혁신성장을 주장할 법하다.

김 부총리는 어릴 때부터 홀어머니와 함께 세 동생을 돌보며 서울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생활했다. 덕수상고 재학 시절 은행에 취직한 뒤 야간대인 국제대(현 서경대)를 다녔다. 고려대 졸업후 미국에서 석·박사를 딴 장 실장은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 장관, 국회의원, 교수, 의사 등 사회 지도층을 대거 배출한 명문가 출신이다. 93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한 부자다. 교수와 관료 출신이 갖는 경험과 생각의 차이를 넘어 두 사람이 보완적 역할을 통해 성과를 낼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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