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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日 아쿠타가와상 수상 와카타케 방한 “한국 서점에 내 책… 감격스럽고 행복”

55세에 남편과 사별 후 소설 써 환갑을 넘겨 쓴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로 등단

올 日 아쿠타가와상 수상 와카타케 방한  “한국 서점에 내 책… 감격스럽고 행복” 기사의 사진
일본 작가 와카타케 지사코는 29일 “자식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양육해야 자녀들이 (성취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병주 기자
환갑을 넘겨 쓴 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로 등단하고 올해 아쿠타가와상까지 거머쥔 일본 작가 와카타케 지사코(64)가 방한했다. 지사코는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평범한 할머니에 불과했던 내가 갑자기 유명 작가가 되고, 내 책이 한국 서점에 깔린다는 게 감격스럽고 행복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아온 그는 55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소설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남겨진 74세 할머니가 외로움 끝에 자유를 발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자전적 요소가 강하다. 이 소설은 출간한 지 한 달도 안 돼 50만부 이상 팔리면서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고독은 자기 자신과 맞설 절호의 기회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정말 슬펐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자 ‘남편이 내게 시간을 줬구나. 남편이 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소설을 쓰는 가장 큰 동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소설 말미엔 “슈조가 준 혼자만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혼자는 고독이 길동무야”라는 대목이 있다.

작품 속엔 그가 터득한 노년의 철학이 담겨 있다. 지사코는 “여자들은 결혼하면 날개를 펴고 싶어도 접고 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데, 할머니는 아내와 어머니라는 역할에서 해방되는 시기”라며 “노년에 이른 나는 나를 따른다는 굳은 결심, 내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철학, 나는 아직 싸울 수 있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독백 형식의 이 소설은 서사가 강하진 않지만 주인공의 내면이 구수한 사투리로 묘사돼 읽는 맛이 난다. 나이가 들면 무엇이 좋으냐는 질문에 “난 아직 젊다. 승부는 앞으로라고 생각한다”며 가볍게 웃었다. 이어 “남편이 있을 때는 둘이 함께 사는 게 행복했지만 나이 들어 혼자가 돼 보니 혼자 사는 것도 행복하다. 주도권과 결정권이 생기면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차기작은 노년의 사랑이 주제라고 했다.

그는 이런 마지막 말을 남겼다. “내가 지금까지 소설을 포기하지 않고 와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 열심히 합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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