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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송인수 공동대표] 생각 키우는 성경 읽기로 나만의 영적 샘물 찾아야

평신도 설교집 펴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공동대표’

[저자와의 만남-송인수 공동대표] 생각 키우는 성경 읽기로 나만의 영적 샘물 찾아야 기사의 사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공동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남’의 집필 동기를 이야기하고 있다.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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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공동대표가 쓴 책 ‘만남’(IVP)은 한국교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평신도 설교집’이다. 그는 공립학교 교사로 시작해 ‘좋은교사운동’에 이어 사걱세 대표를 맡아 줄곧 입시 경쟁과 사교육으로 점철된 한국의 교육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 개편안을 비판하고 관련 기자회견 등을 열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를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평신도 설교집이라는 책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그는 “종교개혁은 모든 신자들이 말씀에서 자기의 영적인 샘물을 길어 마실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해준 것”이라며 “그럼에도 목회자 중심의 한국교회에서 하나님이 부여하신 영적 기회를 놓치고 살아가는 신자들이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풍경을 테니스 경기에 빗대 설명했다. 목회자는 코치가 돼 선수가 경기를 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목회자가 직접 뛰며 선수가 되고 신자는 관객으로 만들다 보니 테니스를 칠 줄 모르는 선수들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번 책에서 베드로, 나다나엘, 니고데모, 마르다, 부자 청년 등 잘 알려진 성경 속 인물들이 예수님과 만나는 장면에 주목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요한복음 1장에서 나다나엘은 빌립에게서 나사렛 예수의 존재를 전해 듣고는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 보았노라”는 예수님의 한마디에 곧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다. 43∼49절의 일곱 절 안에 담긴 내용은 그뿐이다.

송 대표는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봤다는 말이 대체 무슨 말이기에, 저렇게 달라졌는지 이해가 안 됐다”며 “예수님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능력을 갖고 있었겠지만, 그것만으로 다 설명이 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교리와 신학의 틀 속에서 설명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주인공의 심정으로 들어가 상황을 고민해 봤다”고 했다. 송 대표는 나다나엘의 외로운 순간, 그만 알고 있는 그 순간을 예수님이 보셨던 것은 아닐까, 이야기를 확대시키며 나다나엘의 이야기를 자기 삶의 어느 순간으로 가져왔다.

사실 이 같은 성경읽기는 그가 몇 년 전 아들의 신앙을 걱정하며 아들과 친구의 딸 등 3명의 청소년과 함께 성경을 읽고 공부하면서 시작했다. 그는 “상상력이 단절된 우리 세대의 잘못된 교육의 폐해가 성경읽기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며 “우리 세대 아이들은 성경에 대한 많은 지식을 수학 공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교회에선 공식 같은 답을, 아이들이 품고 있는 현실의 고민과 연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나다나엘이 왜 저렇게 거꾸러졌느냐고 아들에게 묻자, 그때부터 아들도 고민을 시작하더라”며 “사춘기 예민하던 시절, 아들에게서 생각의 회로가 돌아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6년 넘게 성경공부를 하면서 아들은 스스로 성경을 읽는 눈을 키웠다.

교육전문가인 그는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교회, 주일학교의 교육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신앙이란 주님의 말씀 외의 모든 것을 상대화하겠다는 선언이며 이런 신앙의 전승은 곧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경을 읽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 하지만 예수 믿는 부모들 상당수가 스스로 가장 중요히 섬겨야 할 대상은 공부라고 하면서 주일성수도, 어려운 타인을 돕는 것도 모두 포기하게 해 놓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아이들을 일주일에 한 번 주일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아이의 신앙이 전승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시현상을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런 점에서 한국교회는 공부와 사교육을 경배하는 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교육자로서 그가 생각하는 예수 믿는 사람, 그리고 교회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는 “교회와 신자의 본질은 곧 타자지향성”이라며 “자신의 생존에만 관심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존재로서 나란 존재가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로지 내 속의 풍요, 나의 울타리를 넓히는 데서만 자기 인생의 본질을 확장한다면 신앙을, 진리를, 자신의 약점과 한계를 결코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남’이라는 책을 독자들은 어떻게 읽어주기 바랄까. 그는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답을 주시는데, 반드시 질문이 있어야 답을 주신다”며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이런 시각으로 성경을 읽을 수도 있구나 생각하며 용기를 얻어 자기만의 질문을 품고 성경을 읽으면서 삶의 고비를 스스로 넘어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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