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점 같은 카페’ 복음의 문화공간으로 활짝

디자인 문구기업 그레이스벨…‘상업+선교’ 신개념 서비스 선봬

‘문구점 같은 카페’ 복음의 문화공간으로 활짝 기사의 사진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에 자리 잡은 ‘그레이스벨 카페 앤 스토어’ 전경.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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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의 지하철 합정·상수역 일대는 ‘핫플레이스’가 가득한 ‘젊은이의 거리’로 불린다. 골목마다 밤낮 가리지 않고 기다란 대기열을 만드는 맛집, 아기자기한 생활소품 가게, 개성 넘치는 카페 등이 모여 ‘문화 울타리’를 이룬다. 그 골목 한편 하얀 외벽에 핑크빛 줄무늬를 입힌 테라스가 눈길을 끄는 공간이 있다.

그레이스벨 카페 앤 스토어. 지난 23일 찾은 이곳엔 테라스 아래 빨간색 머리띠를 한 소녀 캐릭터 상이 얼른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 미소 짓고 있었다. 75㎡(약 22평) 남짓한 공간은 이름처럼 카페와 디자인 문구가 진열된 스토어로 나뉜다. 한쪽에 마련된 ‘포토존’에선 커플 손님이 화사한 조명과 입체적인 꽃잎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SNS에 추억을 올리고 있었다.

젊은이들에게 소위 ‘취향 저격’ 카페로 불리는 공간 중 하나이겠거니 싶었던 순간 옆 테이블에서 큐티 책을 펴고 기도하는 청년들이 눈에 띄었다. 3년 전 신촌에서 자취하며 신앙생활을 시작한 윤세아(22·여)씨는 “친구들끼리 신앙적 교제를 나눌 만한 공간이 없어 고민하던 중 이곳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좋아하는 캐릭터 문구도 함께 구입할 수 있어 일주일에 2∼3번은 카페를 찾는다”며 웃었다.

카페가 이곳에 들어선 건 1년 전. 기독교 디자인 문구기업인 그레이스벨(대표 임동규)이 새로운 감각의 크리스천 문화를 만들기 위해 복합 문화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김경은(47·여) 그레이스벨 이사는 “청년과 청소년들이 거부감 없이 기독교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기독청년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눈치 보며 모임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카페가 있는 교회도 많지만 홍대 가로수길 대학로 등 청년들이 자주 찾는 지역에서 교제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죠. 때마침 그레이스벨 제품을 고객에게 홍보할 쇼룸의 필요성도 높아지던 터라 두 가지 목표를 결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 겁니다.”

카페가 합정역 근처에 자리 잡은 건 이곳이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카페 밀집지역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김 이사는 “과거 선교사들이 한반도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던 것처럼 젊은 기독문화가 이 시대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소명의식을 잃지 않으려고 양화진 근처에 공간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일과 토요일엔 카페로 고객을 만나지만 일요일엔 개척교회 예배당, 셀모임 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각종 매장들이 진입과 퇴출을 반복하며 생존경쟁을 벌이는 상권에서 일요일 매출을 포기하는 건 모험이다. 김 이사는 “애초에 수익 창출보다는 복음을 입힌 디자인과 문화를 제공하는 공간으로서의 목표가 우선이었다”며 “그게 곧 문화선교사로서 그레이스벨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스토어엔 각종 문구류 생활용품 패션잡화 등 그레이스벨의 다양한 제품이 고객을 맞이한다. 대표 캐릭터인 ‘헬로제인(Hello Jane)’과 ‘헬로든든’은 종교성을 띤 제품군이 업계에서 맞닥뜨리는 태생적 한계를 딛고 신앙유무나 연령 및 성별의 구분 없이 두터운 소비자 층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홍콩 대만 등 13개국에서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 이사는 “하나님이 주신 캐릭터와 디자인의 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복음이 전해지기 힘든 국가에서 더 크게 활약할 그레이스벨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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