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영광 하나님께 돌립니다”

열전 16일 아시안게임 폐막 감동 안겨준 믿음의 용사들

“모든 영광 하나님께 돌립니다” 기사의 사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기독 체육인들은 좋은 성적을 기록해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도 안바울, 레슬링 공병민, 양궁 소채원 선수, 박항서 베트남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뉴시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2일 폐막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국제 종합대회 역사상 11번째로 남·북한이 공동입장하며 개막식부터 전 세계에 감동을 전했다. 크리스천들은 기독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 넘치는 플레이와 찰나의 순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더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국가대표기독신우회 소속 선수와 코치들은 60여명. 그 중 가장 먼저 메달 소식을 전한 믿음의 전사는 한국 레슬링 사상 첫 부부 국가대표로 알려진 공병민(27) 선수였다. 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남자 자유형 74㎏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타르의 아브라함 압둘라만에게 10-0 테크니컬 폴승을 거뒀다. 승리를 확정짓고 땀 젖은 유니폼을 입은 채 걸음을 옮긴 곳은 관중석이었다. 현지 기도응원에 나선 장인과 장모, 아내 이신혜(26) 선수 등 가족들을 만나 기쁨을 나눈 공병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께서 이뤄주실 것을 믿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장인 이준호 목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면 더 큰 영광을 주심을 믿고 앞으로도 하나님을 자랑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격려했다.

이튿날 레슬링 경기장에선 이신혜를 향한 가족들의 기도응원이 이어졌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했지만 기도의 지향점은 같았다. 그는 “기도와 응원 덕분에 좋은 경기 치를 수 있었다”며 “올림픽에서 꽃 피울 하나님 영광을 위해 땀 흘리겠다”고 밝혔다.

2년 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대한민국 유도 간판 안바울(24)은 금빛 메치기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 50초 만에 벼락같은 업어치기 한판승을 일궈낸 안바울은 금메달을 확정한 뒤 매트 위에서 무릎 꿇고 손을 모았다. 그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마음 속으로 ‘감사합니다’만 반복해서 외쳤다”고 고백하며 “올림픽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주님께 영광 돌리겠다”고 밝혔다.

‘한국 유도의 다윗’으로 불리는 조구함(26)도 100kg 이하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님만 믿고 링에서 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던 여자복싱 60㎏급의 오연지(28)는 이 종목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금빛 궁사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28일 열린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에선 소채원(21) 선수가 8발 중 7발을 과녁 중앙(10점)에 꽂아 넣으며 3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적 메달밭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던 시점이어서 더욱 값진 성과였다. 소채원은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마음에 부담이 적잖았지만 ‘담대한 마음을 달라’는 기도로 결승전을 준비했다”며 함께 기도해 준 가족과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선 박항서(59) 감독의 신앙도 크리스천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박 감독은 아내 최상아 권사와 함께 베트남 하노이의 한인교회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기를 치르기 전 교회를 찾아 통성으로 기도하며 힘을 얻는다.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마다 벤치로 돌아가 기도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28일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의 준결승을 앞두고 훈련 중 기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베트남 축구를 이끄는 믿음의 감독’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현장을 누비며 기독선수들을 격려한 한국올림픽선교회(회장 박시헌)의 헌신도 눈부셨다. 목사 전도사 성도 등 6인으로 구성된 선교회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열린교회(김용구 목사)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선수들을 찾아 나섰다.

선교회 실무를 맡고 있는 황승택 전도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접전 끝에 결승 문턱에서 탈락한 여자하키팀 선수들이 눈물과 땀이 범벅된 채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다’고 고백하는 모습, 경기 후 감독 코치 선수들이 손을 맞잡고 기도하는 유도팀 모습 등 매 순간이 감동의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선수촌 내 종교실에 대해선 아쉬움을 전했다. 황 전도사는 “선수촌 내에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만 마련됐을 뿐 타 종교를 위한 공간은 없어 기독선수들을 위해 인근 한인교회에 따로 공간을 마련해야 했다”며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를 준비하는 국가들이 꼭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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