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한 삶 내려놓고 오지 선교 떠나요”

5년 조기은퇴 선언… 이윤재 분당 한신교회 목사

“안락한 삶 내려놓고 오지 선교 떠나요” 기사의 사진
분당 한신교회 이윤재 목사가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의 교회 목양실에서 목회 조기은퇴 후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목사는 아프리카 우간다 선교사로 나갈 계획이다. 성남=송지수 인턴기자
경기도 성남 분당한신교회 이윤재(65) 목사가 지난달 12일 주일 예배 시간에 목회 조기은퇴를 선언했다. 소속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정한 정년은 만 70세로 이 목사에겐 5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이 (담임목사직을) 내려놓을 때”라며 “사임 후 아프리카 선교사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요즘 조용히 그간의 목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달 30일 만난 이 목사는 “자기를 내려놓고 주님을 따르는 게 신앙 고백인데 지금껏 설교만 그렇게 하고 제가 그런 삶을 산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이제야 그 길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신교회 초대 목사님이신 고(故) 이중표 목사님이 일생 강조하신 ‘죽어야 산다’는 별세신앙을 조금이나마 실천하게 돼 기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목사의 은퇴 선언은 성도들에게 충격이었다. 깜짝 놀란 성도들은 사임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다. 5일 만에 1338명이 서명했다. 그러나 이 목사의 뜻을 꺾진 못했다. 그는 “요즘도 성도들이 계속 남아서 설교해 달라고 하는데 가슴 아프고 죄송한 마음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설교를 몸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이야 서운할 수 있겠지만 먼 훗날 이 결정이 교회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젊어질 때도 됐다”며 웃음도 보였다.

이 목사는 열정을 불태우며 목회했던 40대 초반, 스스로 65세에 은퇴를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목회하면서 3가지를 결심했는데 그중 하나가 65세 자원 은퇴였다”며 “다른 두 가지는 명예를 탐하지 말 것, 그리고 선교사역의 꿈을 놓지 말 것이었다”고 말했다. 세월에 흐려졌던 이 결심이 다시 떠오른 건 5년 전이었다. 이 목사는 “목회 초년병 순수한 마음으로 했던 그 기도가 어느 순간 떠올랐다”며 “그때부터 이를 두고 계속 기도했고 최근 확신을 주셨다”고 말했다.

물론 이를 실제 시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두고 떠나야 하는 노부모가 눈에 밟혔다. 목회를 그만두고 선교지로 떠난다는 얘길 가장 늦게 전한 것도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흔 가까이 된 노모는 오히려 그런 이 목사에게 “진짜 목사가 됐구나. 한국에 계신 하나님이 아프리카에 없겠느냐”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목사는 큰 위로를 받았지만 동생에게 듣기론 이 목사가 다녀간 후 한참을 우셨다고 한다.

이 목사는 이르면 12월 아프리카 우간다로 떠난다. 이달부터는 선교 합숙훈련도 받기 시작했다. 이 목사는 “처음에는 유학 경험이 있는 이스라엘을 선교지로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선 이스라엘이 아닌 우간다를 연결시켜 주셨다”며 “그곳 대학에서 현지인들을 가르쳐 목회자와 신학생을 키우는 사역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고 이중표 목사가 19년간 진행한 목회자 세미나를 이어받아 6년을 계속했다. 그는 “전국 목회자 세미나를 하면서 목회자를 대상으로 말씀 훈련하는 일을 해왔다”며 “사람을 키우는 게 선교라고 생각한다. 그곳에서도 하나님 나라 충성된 일꾼을 키우는 데 열심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남=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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