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방송에 출연해 ”최저임금이 지난해 16.4% 오른 것에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자신이 입안하고 주도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 요소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남의 얘기를 하는 것처럼 말한 것이다. 국가의 경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 조율하는 청와대 사령탑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와 사가 만나서 이것을 치열하게 논쟁을 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구하고 또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구했어야 되는데 그냥 최저임금위에서 걸어나가 버렸다”며 “일방적으로 그냥 손을 다 양쪽에 놔서 이것이 좀 더 국민들 사이에 토론이 이루어지고 공감대를 이뤄서 합의점을 찾는 이 과정이 생략돼 버린 것”이라고 최저임금위에 책임을 돌렸다.

최저임금위는 고용노동부 산하 위원회로 사용자위원, 근로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2017년 회의에서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모두 참여해 치열한 토론 끝에 16.4% 인상안이 결정됐다. 10.9% 인상을 결정한 올해 7월 회의에는 사용자 측 9명 전원과 근로자 측 위원 가운데 민주노총 추천 4명이 불참했다. 공익위원 9명 전원과 한국노총 추천 5명 등 14명만 참석한 회의였다. 장 실장은 작년 회의와 올해 회의를 섞어서 얘기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 2년간 29% 인상된 최저임금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맞춰 진행돼 왔다.

특히 지난 7월 회의에서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전원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공익위원들의 뜻대로 최저임금 인상안이 결정됐다. 사실상 정부 지침을 따른 것이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의 효과와 관련해 고용 개선은 올 연말에, 소득분배 개선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며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있다. 올 연말에 고용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다른 핑계를 대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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