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구한 나의 반쪽… 우리 결혼했어요

결혼 매칭 사역 ‘갓데이트’ 통해 결혼한 세 커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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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문화사역단체 갓데이트를 통해 평생 반려자를 만난 세 커플이 오랜만에 뭉쳤다.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카페 C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채성현 임혜민씨 커플, 김재수 김아영씨 커플, 변진남 김지영씨 커플(왼쪽부터). 강민석 선임기자
“젊은 시절 교회에서 수많은 봉사를 하며 주님께 헌신했는데 주님이 예비한 배우자를 주시지 않을까.” 믿음이 좋은 형제와 자매들이 종종 갖는 환상이다. 주말에 교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봉사를 하다가 어느새 결혼 적령기를 놓친 청년들이 많다. 봉사를 하면서 만난 이성과 교제하고 결혼까지 골인한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교회에서 이 확률 안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사귀다 헤어지면 교회 공동체까지 옮겨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카페 C에서 결혼문화사역단체 갓데이트(대표 문형욱)를 통해 결혼의 결실을 맺은 세 커플을 만났다. 이들은 결혼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결혼 전 여러 교육을 통해 자신부터 좋은 배우자가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30대 중반이 넘어서도 솔로 생활을 이어갔던 김아영(43·경기도 하남교회)씨는 그동안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신비주의 신앙’에 의지했던 것을 깨달았다.

“작은 교회에서 17년간 섬기고 있었거든요. 주님께 헌신했으니 저를 위한 백마 탄 왕자가 올 줄 알았어요. 이곳엔 청년이 없어서 연애할 생각조차 못했는데 어느 날 교회 사모님의 권유로 크리스천 미혼남녀의 장인 ‘갓데이트’를 처음 소개받았어요.”

2010년 아영씨는 갓데이트 행사에 참석해 ‘결혼을 디자인하라’ ‘사랑의 트라이앵글’ 등 다양한 교육을 들었다.

“딸이 세 명 있는 집에서 둘째인데 부모님은 다행히 다른 부모님들처럼 결혼을 재촉하시진 않았어요. 교육을 들으면서 제 마음 가운데 가족을 떠나기 두려워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여러 교육을 받으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저도 몰랐던 상처가 치유되는 걸 경험했습니다.”

아영씨는 2011년 갓데이트 행사에서 지금의 남편인 김재수(42·경기도 하남교회)씨를 만났다. 재수씨 역시 작은 교회에서 봉사하며 신앙생활을 하다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고 싶어 2008년 6월 갓데이트 행사에 처음 참여했다.

두 사람은 행사에서 ‘일대일 만남’ 과제를 하다가 인연으로 발전했다. 참석자 중 호감이 있는 사람 5명을 제출하는데 아영씨는 6살 어린 연하남과 매칭이 됐다. 하지만 나이 때문에 부담을 느꼈고 자신에게 꾸준히 연락한 재수씨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교제하다 2013년 결혼에 골인했다.

재수씨는 아내를 만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8년부터 3년간 행사에 참여하며 인연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아영씨에게 반한 점은 순수함 때문이었습니다. 아직도 세상에 이런 자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실하고요. 교회에 결혼 시기를 놓친 청년들이 많은데 교회 봉사를 하는 것처럼 배우자를 찾기 위한 노력도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배우자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웃음). 교회에서도 청년들이 믿음의 교제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영씨도 “결혼 기도도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결혼에 대해 공부하고 자신부터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교회에선 청년들의 연애와 결혼에 대해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영씨는 친언니 지영(44·서울 우성감리교회)씨를 갓데이트에 초대했다. 지영씨도 이곳에서 남편 변진남(46·서울 우성감리교회)씨를 만나 2015년 1월 결혼했다. 갓데이트가 배출한 커플 중 최고령이다. 진남씨가 이곳을 소개받은 때는 2008년. 2013년 지영씨를 만나기까지 5년 가까이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교회 목사님이 이곳을 소개해주셔서 왔을 때는 30대 후반이었어요. 나이 때문에 당시 다니던 교회 청년부에서 활동하기 어색했어요. 갓데이트 모임에서 꾸준히 교육을 듣고 스태프로 활동하며 봉사하는 것이 재밌었어요. 40세가 넘으니 (만약 매칭이 안 되면) 혼자 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가끔 조급함이 생기기도 했죠. 하지만 이곳에서 알게 된 믿음의 동역자들과 기도하며 준비하다 보니 배우자를 만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어요.”

두 사람이 커플로 이어진 데에는 진남씨와 스태프로 봉사한 아영씨의 인연 덕분이다. 진남씨는 아영씨의 모습을 보며 언니도 좋은 사람일 거라 생각해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영씨는 결혼 전 여러 교육을 받으며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생겨서 좋았다고 했다.

“이 모임에서 공부하면서 나를 돌아본 시간이 많았어요.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의 폭도 넓어졌고요. 하나님의 때에 배우자를 만난다고 하는데 믿음의 가정을 꿈꾸는 이들과 어울리다 보니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채성현(37·수원 성문교회) 임혜민(36·수원 성문교회)씨 커플은 2011년 갓데이트 행사에서 만났다. 카페를 운영하던 성현씨는 혜민씨가 연락한 것을 두고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가다 2013년 결혼했다.

혜민씨는 “지인이 카페 창업을 한다고 해 조언을 들으려고 몇 번 연락을 했던 것”이라며 웃었다. “남편은 제가 좋아한다고 생각을 했더라고요. 일대일로 만나보니 행사 때 봤던 느낌과 달랐고 조금씩 호감을 갖게 됐어요. 하나님은 오해를 통해서도 선하게 결혼으로 이끌어주신 분이시네요.”

혜민씨는 믿음의 배우자를 기다리는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기도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배우자보다 시어머니를 위해 기도했다. “시댁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자매들이 많은데 하나님을 잘 섬기는 시어머니 밑에서 교육받은 형제가 훌륭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기도대로 훌륭한 시어머니를 만났고요.”

문형욱 갓데이트 대표는 “교회에서 매칭사역을 하는 게 쉽지 않다. 잘 안 되면 청년들이 상처를 입고 공동체를 떠나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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