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은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청와대와 정부의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졌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6% 증가해 성장 속도가 올해 1분기(1.0%)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와 투자 증가세가 꺾인 것은 물론 수출 증가세도 주춤했다. 정부와 한은이 이미 한 차례 낮춰 잡은 올해 2.9% 성장률 전망을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 대부분 경제 분석기관들이 수출 경기 악화와 지난해 하반기의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올 하반기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낮을 것(상고하저)’으로 보기 때문이다.

항목별로 보면 성장 엔진인 설비투자가 5.7% 감소해 2016년 1분기 이래 가장 부진했다. 여기에다 건설투자(-0.8%), 지식재산생산물투자(-0.7%)도 줄어 투자를 구성하는 항목이 모두 마이너스가 됐다. 세 가지 투자 관련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들이 단기적 투자뿐 아니라 연구·개발(R&D) 등 미래 투자에도 소극적이라는 얘기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과 비ICT업 간 성장률 격차가 5배에 달하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두 업종의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에는 각각 3.4%, 2.7%로 별 차이가 없었다. 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ICT 업종 종사자의 소득이 크게 증가하는 반면 제조업 위주의 비ICT 업종 종사자들의 소득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바람과 달리 소득양극화가 향후 훨씬 심화될 가능성을 가리킨다.

경제 분석기관들은 오는 10월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8%나 2.7%로 다시 낮춰 잡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이들 수치도 잠재성장률 범위에 든다고 자위할 수 있다. 그러나 수치보다 성장의 내용을 봐야 한다. 2% 후반대 성장률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CT업의 나 홀로 호황에 따른 착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통화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 금리 인상 신호등을 켠 한은의 딜레마가 더욱 깊어질 것임을 의미한다. 정부는 수치의 긍정적 해석을 통해 국민을 설득할 게 아니다. 엔진이 점점 식어가는 경제의 실상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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