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회의 검증절차를 거치게 함으로써 입법부가 대통령을 견제하는 장치다. 공직에 지명된 사람이 자신이 맡을 공직을 수행해 나가는데 적합한 업무 능력이나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민주주의의 원리를 구현한다. 16대 국회가 2000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이래 적지 않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자질이 안 되거나, 비리 의혹 또는 공직자로서 중대한 흠결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유독 현역 국회의원들은 지금까지 예외였다. 당은 달라도 국회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청문위원들이 한솥밥 먹는 식구라고 봐주면서 설렁설렁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삐뚤어진 온정주의로 현역 국회의원들 중에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장관 후보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의원 불패 신화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무 적격 여부와 장관으로서 직무 수행에 하자가 없는지, 도덕성은 갖췄는지, 국민을 대신해 따져보자는 것인데 여기에 온정주의가 스며들면 하나마나한 인사청문회가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첫 개각을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진선미 두 의원을 교육부 장관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야당은 “같은 국회의원이라고 봐주지 않겠다. 의원 불패는 없다”고 했다. 의례적 발언이 아니길 바란다. 후보자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과도한 인신공격은 피해야 하지만 자질과 흠결 여부 판단을 위한 집요한 추궁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덕담 수준의 질문이나 아예 야당 공격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코미디를 벌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자세는 국민들로부터 자기네들끼리 다 해먹는다는 냉소만 불러올 뿐이다. 이런저런 의혹들이 나오고 있다. 근거 없는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게끔 해야 하지만, 같은 의원이라고 어영부영 넘어가는 인사청문회가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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