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대책 발표 뒤에도 치솟는 서울 집값에 대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위기감은 이해할 만하다. 노무현정부의 국정 동력을 가장 고갈시킨 사안 중 하나가 부동산가격 안정화 실패였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나 초고가주택에 대한 중과세,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에 머물던 당정의 시선이 공급 확대로 향한 것은 바람직하다. 서울 집값 폭등의 원인은 무엇보다 수요에 비해 괜찮은 매물(집)의 부족에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16년 기준으로 96.1%에 불과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급을 크게 늘리는 것”이라며 공급 확대론의 물꼬를 텄다.

지난달 30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3주택 이상 가구와 초고가 주택의 종합부동산세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한 지 나흘 만이다. 결국 투기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정책이 여권에서 공감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2022년까지 주택공급 물량은 충분하다고 하던 국토교통부도 이런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1주택 소유주에 대해서도 세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한다. 청약조정대상지역(서울 25개 구 등 총 43곳)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실거주 2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이다. 여기에다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면제 기간도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다주택자 위주인 현행 규제만으로는 서울 강남 4구 등 요지의 1주택으로 몰리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를 진정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1주택자에 대한 세제 규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투기 수요를 차단할 수도 있지만 실수요자라고 할 수 있는 1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 등의 피해만 키울 소지가 있다. 벌써 SNS에서는 집값 폭등의 책임을 애꿎은 1주택자에게 돌리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1주택자에 대한 규제는 가능하면 집값 안정책의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옳다.

그보다 시급한 것은 연일 쏟아내는 집값 안정 대책으로 인한 혼선을 줄이는 일이다. 민주당과 국토부, 기획재정부 등 여러 목소리가 조율되지 않은 채 나오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기존 매도 물량을 거둬들이고 사태를 관망하는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거래 물량은 없는 가운데 호가만 오르는 부작용이 더 심화되는 것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컨트롤타워를 맡아 중심을 잡아야 한다. 관련 부처와 당까지 참여하는 체제를 조속히 구축해 한목소리를 내야 정책에 힘이 실린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