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우 박사의 바디 바이블] 균형·조화 지키는 정상세포, 상호 존중의 사랑과 닮아

<4> 밸런스

[이창우 박사의 바디 바이블] 균형·조화 지키는 정상세포, 상호 존중의 사랑과 닮아 기사의 사진
생명체는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려는 항상성, 즉 '호메오스타시스의 상태'를 추구한다. 그러나 암세포는 다른 세포에 대한 배려 없이 무한증식하며 이기적으로 몸의 균형을 파괴한다. 우리 인생은 하나님, 이웃과의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 십자가를 붙잡아야 한다. 게티이미지
의과대학에 들어가면 공부를 하는 단계가 있다.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약리학이다. 해부학이란 건강한 사람의 몸이 어떤 형태인지 관찰하는 학문이고, 생리학은 그 건강한 사람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병리학은 병든 사람의 몸의 형태가 뭔지, 어떤 과정으로 병이 들었는지를 연구하고 약리학은 그 병든 사람을 본래의 건강한 몸으로 회복시키는 치유의 학문이다.

이 네 개의 학문을 관통하는 하나의 이치가 있다면 그것은 ‘밸런스’다. 우리 몸 안의 신경계와 내분비계, 장기, 호흡과 심장 박동, 생명 현상 전체가 밸런스를 이루어야 건강한 사람이 된다. 몸과 마음의 밸런스, 아는 것과 행하는 것, 믿는 것과 행하는 것의 밸런스, 즉 하나님이 주신 몸의 밸런스를 항상적으로 유지해야 영과 육이 건강한 사람이다.

항상성, 호메오스타시스의 원리

밸런스의 상태, 즉 생명체의 균형과 조화의 상태를 ‘호메오스타시스의 원리’라고 한다. 희랍어의 ‘호메오’(동일한)와 ‘스타시스’(상태)의 합성어인데 우리말로 하면 ‘항상성’이다.

우리 몸은 36.5도라는 일정한 체온을 밸런스의 상태로 유지하려 한다. 외부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피부가 떨리면서 온도를 올리려 한다. 반대로 외부가 더워져서 몸의 온도가 올라가면 몸은 땀을 내서 열기를 식히려 한다.

심장의 박동이나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오려 한다.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피 안에 소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삼투압 현상에 따라 더 많은 수분을 빨아들이려 한다. 핏속의 소금기를 줄여 본래의 정상 상태로 돌아오기 위해 혈압이 올라가는 것이다.

음식을 먹지 않는 상태가 되면 간에 있는 글리코겐이 분해되기 시작한다. 이게 포도당으로 변해서 혈액 중에 있는 포도당 농도를 100㎎/dl 근처로 유지하려 한다. 음식이 계속 섭취되지 않으면 지질과 단백질까지 포도당으로 바꿔서 항상성으로 돌아오려 한다.

‘호메오스타시스’ ‘항상성’은 복음의 원리이기도 하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타락한 이스라엘을 향해 끊임없이 “돌아오라”고 한다. 이사야도 예레미야도, 호세아도 모든 선지자들이 한결같이 “돌아오라”고 외친다. 돌아오지 않으면 죽는다고 한다.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호 6:1)

예수님 역시 유대인들을 향해 끊임없이 호메오스타시스를 외치셨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메타노에이오(회개하라)가 곧 돌아오라는 말이다. 방향을 돌려 하나님의 언약 안으로, 말씀 안으로 돌아오라는 것이다.

밸런스가 깨지면 질병이 온다

질병이란 무엇일까. 항상성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란 내분비 호르몬이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게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췌장은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유지한다. 영양 과잉이 계속돼 췌장 안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에 장애가 생기면 당뇨가 유발된다. 너무 막 나간 것이다.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당뇨병이다.

호르몬 또한 밸런스의 원리로 작동한다. 인간의 몸은 100여종의 호르몬을 갖고 있다. 이 호르몬들이 우리의 자율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몸에 생리학적 파장을 만들어낸다.

세포도 밸런스가 핵심이다. 온도 변화에 따른 피부 수축이나 땀 흘리는 일, 대사 과정의 에너지원이 되는 혈당을 간이나 뇌하수체, 췌장의 인슐린으로 조절하려 하는 것들이 세포가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외부 현상이다. 맹장이 붓고 아프다든지, 갑상샘이 아파서 열이 난다든지 하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나 병원균이 침입해 들어왔을 때, 몸은 백혈구와 임파구 같은 면역체계를 동원한다. 그래서 본래의 밸런스를 맞추려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세포 성장 과정에서 정상세포와 암세포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암세포를 보면 예의도 없고 균형도 없다. 무한 증식이다. 죽으려 하지 않는다. 다른 세포에 대한 배려심이 손톱만큼도 없다. 반면 정상세포는 균형과 예의가 있다. 다른 세포들과 의사소통을 한다. 상호소통을 하면서 자라고 결국에는 죽는다. 우리 몸의 세포 자체가 겸손과 상호 존중이라고 하는 생명 사랑의 원리를 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인격과 삶도 마찬가지다. 암세포의 인격을 따르는 사람은 그 세포와 신체마저 균형을 잃어버린다. 우리 몸 안에 작동하고 있는 생명 사랑의 원리를 자신의 인격으로 삼고 사는 사람은 그 삶 자체가 정상세포의 원리를 따르는, 밸런스를 가진 삶이 된다.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밸런스를 세워야

이런 밸런스를 깨뜨리는 것은 ‘경향성’이다. 우리는 걸음을 걸어도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성을 가진다. 습관, 고정관념, 다른 사람의 이목, 유행이나 사조의 경향성을 따라 행동한다. 자동차의 휠 밸런스가 틀어지면 한쪽으로 쏠리는 것처럼, 우리 인생도 이데올로기나 잘못된 개념, 유행을 따라 한쪽으로 쏠리면 밸런스를 잃어버린다.

그럼 어떻게 해야 밸런스를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을까. 그 답이 호메오스타시스라는 말의 원형 안에 있다. ‘Homeo+Stasis’란, 말 그대로 풀이하면 ‘동일한 상태’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 말의 헬라어 원형을 보면 ‘Homeo’는 동일하다, 똑같다는 뜻의 ‘Homo’가 원형이다. ‘Stasis’의 원형은 ‘서 있다’라는 뜻의 ‘Histemi’다. 그래서 ‘동일하게 서 있다’ ‘똑같이 서 있다’라는 뜻이 된다. 그럼 무엇과 동일하게 서 있어야 하는가. 바로 골고다의 예수 그리스도와 똑같이 서 있는 상태여야 한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하나님과 화목을 이루는 밸런스이며, 나와 이웃이 화목하게 되는 밸런스다. 십자가는 위에 계신 분과 아래에 있는 우리를 이어 주는 밸런스다. 십자가는 이쪽에 있는 원수와 저쪽에 있는 원수를 이어주는 밸런스다. 예수님처럼 자신의 십자가를 동일하게 세울 때 삶과 영혼의 밸런스를 지니게 된다.

☞ 건강 지식- 신체 불균형 잡으려면

많은 환자들이 신체 균형이 깨져 내원한다. 병원에 가면 정상이라 하고 잘못된 게 없다고 하는데도 여전히 통증을 느끼는 일이 가끔 있다. 속 근육, 즉 코어 근육의 밸런스가 깨진 게 원인인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신체 밸런스가 깨지면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을 질병으로 보지 않았다. 그러다 많은 질환이 나타나자 MIS(Movement Impairment Syndrome)라는 운동계 손상 질환으로 부르게 됐다.

밸런스가 맞춰져 있는 측만증을 ‘보상적 측만증’이라 하는데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밸런스가 깨져 나타나는 측만증인 ‘비보상적 측만증’의 경우엔 문제가 다르다.

이는 어깨나 골반이 위나 아래, 옆으로 경사져 있고 장기가 뒤틀린 상태로 나타난다. 그러면 통증이 오고 위장 장애나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나타난다. 두통 이명 어지럼증이 오거나 시력이 약해지고 눈앞이 희미하게 보이며 턱관절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밸런스의 불균형을 해결하려면 평소 알맞은 운동을 해야 한다. 대표적 운동이 굴신(屈身) 운동이다. 무릎을 굽혔다가 펴는 것을 반복하고 스트레칭이나 국민체조 같은 운동을 하면 균형이 바로잡힌다. 하루의 시작으로 아침 운동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특히 취침 전 스트레칭을 하면 하루 동안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효과를 발휘한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전신 거울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자세가 올바른지, 턱이 나오지는 않았는지, 어깨가 어긋나지 않았는지 몸의 전면과 측면을 점검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만 해도 상태가 좋아진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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