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라이벌? 모차르트 & 살리에리, 오페라서 오해 푼다 기사의 사진
서울시오페라단이 12∼16일 서울 종로구 세종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세기의 라이벌로 알려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다. 서울시오페라단 제공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각각 재능을 타고난 ‘천재’와 그 재능을 시기하는 ‘영원한 2등’의 대명사로 통한다. 두 작곡가를 세기의 라이벌로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은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연극 ‘아마데우스’(1978)와 동명의 영화(1984)다. 영화는 시기에 눈먼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독살하는 것처럼 그렸지만 둘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였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은 12∼16일 서울 종로구 세종M씨어터에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작품을 재구성한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무대에 올린다. 이경재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살리에리는 당대 여러 작곡가의 존경을 받는 선생이었고 모차르트와도 질투나 경쟁의 관계가 아니었다”고 소개했다. 실제 모차르트는 죽기 6년 전인 1785년 살리에리와 성악곡을 공동 작곡하기도 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각각 만든 오페라 ‘극장지배인’과 ‘음악이 먼저, 말은 그다음’을 1막과 2막으로 엮어 공연한다. 두 작품은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2세가 ‘당대의 오페라계 풍자’를 주제로 짧고 재밌는 오페라를 만들라고 명령함에 따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경연 대회에 출품한 것이었다. 그때는 후원자의 무리한 요구로 단기간에 졸속 오페라 작품을 만들거나 예산 부족으로 오페라 제작이 무산되는 일이 허다했다고 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경연 당사자였던 두 사람이 직접 작품을 만드는 장면을 삽입해 극적 흥미를 유발한다. 1막에서 모차르트는 후원자의 소개로 성악가 오디션을 본다. 하지만 소프라노들은 실력과 상관없이 서로 프리마돈나가 되기 위해 별별 신경전을 벌이며 웃음을 선사한다. 2막에서 살리에리는 나흘 만에 새 오페라를 작곡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대본작가에게 완성된 음악에 맞는 가사를 붙여 달라고 부탁하는데, 살리에리와 작가는 ‘음악과 가사 중 무엇이 우선인가’를 놓고 씨름한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만나는 장면도 나온다.

우리는 모차르트가 살리에리를 항상 앞선 것으로 오해하지만 당시 경연에서는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이겼다고 한다. 대사를 노래하듯 이어가는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이 무거운 선율 중심의 ‘극장지배인’보다 대중에게 더 친숙했던 것이다. 장영아 연출은 “개인적으로는 경쟁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며 “누군가를 이긴다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고, 결국 모두의 개성이 존중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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