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000여명 “동성애 반대”… 인천퀴어행사 무산

학부모 등 반대로 퍼레이드 못해… 주최 측 “한국교회 때문” 비난

시민 1000여명 “동성애 반대”… 인천퀴어행사 무산 기사의 사진
인천 동구 동인천역 부근에서 시민들이 8일 피켓을 들고 퀴어행사와 퍼레이드를 저지하고 있다. 인천시기독교총연합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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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8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인천퀴어행사가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인천 동구청이 퀴어행사를 불허했음에도 오전 11시부터 행사를 강행하려 했다. 그러자 인천 송림초등학교 퀴어반대 학부모 등 1000여명의 시민이 ‘동성애 반대’ 피켓을 들고 “집에 가”를 외치며 집회를 막아섰다.

퀴어행사 참가자들은 이날 행사가 무산되자 정의당 녹색당 깃발과 붉은색 구소련 국기를 들고 다니며 행사와 퍼레이드를 개최하려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법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에 의해 원천 봉쇄됐다. 퀴어퍼레이드가 저지된 것은 지난 6월 대구퀴어행사에 이어 두 번째다.

동성애자들은 행사가 무산되자 동성애 옹호·조장을 비판해 온 한국교회를 공격했다. 한채윤 서울퀴어축제 기획단장은 자신의 SNS에 “보수 개신교 혐오세력들은 오늘 자신들이 이겼다고 떠들 것인데, 우리의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화해야 한다”면서 “개신교가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의 논의를 촉발해 그들에게 진짜 패배를 안겨주자”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7개 중대 840명의 경비 병력을 배치해 양측의 충돌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탁동일(43) 인천 빈들의감리교회 목사가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 연행되는 등 과잉진압 논란이 제기됐다.

탁 목사는 “동인천역 북광장 무대에서 목회자들이 집회를 하는데 경찰이 몰아내고 있었다”면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왜 통제하느냐’고 항의하자 경찰이 갑자기 수갑을 채우더니 인천 중부경찰서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 욕설을 하거나 물리적으로 저항한 것도 아닌데 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면서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동성애에 반대하면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연행하는 나라가 됐느냐”고 개탄했다.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동성애자들이 광장사용 허가는 받지 못했지만 집회신고는 했다”면서 “그런데 탁 목사가 광장에 난입했고 제지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저항해 수갑을 채웠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집회 때도 집회를 반대하는 사람에게 수갑을 채우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인천=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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