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575만원 건축비, 704만원으로 부풀렸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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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탄2신도시 A86블록은 지난해 분양 당시 평당(3.3㎡) 건축비가 704만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건축비는 575만원이었다. 전용 면적인 84㎡(33평)를 기준으로 보면 4238만원이 부풀려진 셈이었다.

경기도시공사가 지난 7일 지난 2015년부터 발주한 10억원 이상 58건의 건설공사비 원가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분양원가 공개제도는 2007년 4월 노무현정부 당시 도입됐다. 공공과 민간사업에서 각각 61개와 7개 항목을 공개했다. 이후 이명박정부가 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공공분야에서 지금과 같은 12개 항목으로 줄였다. 12개 항목은 택지비(3개), 공사(5개), 간접비(3개) 등이다. 박근혜정부는 민간의 경우 공개 항목을 아예 없앴다.

현재 서울주택도시공사(SH) 공사는 12개 항목을 공개하고 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도시공사가 건설 원가 자체를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제 분양가보다 건축비가 상당히 부풀려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다산진건 S-1블록과 평택 고덕 A-9블록 아파트의 경우 평균 소비자가 부담한 분양 건축비는 658만원이지만 실제 건축비는 522만원으로 26%(136만원)나 부풀려졌다. 특히 동탄2신도시의 건축비는 다른 민간 아파트들과 비교했을 때 차액만 5100억원에 달했다. 건축비 등 분양가를 심사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원가가 아닌 부풀려진 기본형건축비(현재 3.3㎡당 630만원)를 기준으로 심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처럼 경기도가 집값 거품을 빼겠다며 공공사업의 분양원가 공개 확대 카드를 꺼내들면서 서울시도 도입 검토에 들어갔다. 분양원가를 공개할 경우 집값 거품을 꺼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자연스럽게 시세도 조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분양원가 공개 카드를 빼든 상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일 “시행령을 개정해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분양원가 항목을 61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반발이 커 실제 도입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LH관계자는 “제품에 투입된 원가를 공개하는 건데 이건 사실상 영업기밀”이라며 “만약 원가를 공개하면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후분양제를 앞세워 건설사들을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론된 대책 중 하나가 분양가 원가 공개와 후분양제다.

선분양제도는 건설업체들에 주택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도입됐다. 건설업체들은 건설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분양가에 반영해 높게 분양가격을 책정해 왔다. 1999년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된 이후에도 선분양제도가 계속되는 이유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분양을 유지하려면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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