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신앙의 유산 나누자” 양국 목회자들 뭉쳤다

제1회 한불신학포럼, 프랑스 남부 앙뒤즈서 열려

“韓·佛 신앙의 유산 나누자” 양국 목회자들 뭉쳤다 기사의 사진
한국과 프랑스교회 목회자들이 지난 5일 제1회 한불신학포럼을 마친 뒤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시내 마구엘론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사진은 예배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행복한 만남이었다. 진정한 형제애를 느꼈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한국교회의 전도가 궁금하다. 한국문화를 배우고 싶다.”

지난 5일 프랑스 남부 앙뒤즈에서 막을 내린 제1회 한불신학포럼에 참가한 프랑스 목회자들의 바람이다. 10여명의 프랑스 목회자는 한국교회 목사들과 일주일간 숙식을 함께하며 교제했고 프랑스 특유의 문화인 대화를 통해 친구가 됐다.

한불목회자포럼 2020년 한국서 개최

프랑스연합개신교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은 2012년 ‘한불선교협정’을 교단 차원에서 맺었다. 그러나 실제 교류는 이루어지지 않다가 이번 포럼을 개최하면서 그 물꼬를 텄다. 포럼은 프랑스에서 목회 중인 성원용(파리선한장로교회) 목사와 안태영 선교사 등이 현지 목회자들과 오래 교류하면서 성사됐다. 한국교회는 프랑스교회가 가진 위그노 영성을, 프랑스교회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전도의 신앙을 배우고자 했다. 프랑스교회 측 준비위원인 나타샤 크로스 안시 목사는 “한국교회가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한국교회 측의 포럼 참석자는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와 선교사들이다. 이들은 “프랑스 역사와 문화, 위그노 신앙 역사를 배우게 됐다”며 “오랜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계승해온 프랑스교회를 통해 우리를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과 프랑스 교회 목회자들은 2년 뒤인 2020년 10월 15∼26일 한국에서 제2회 한불목회자포럼을 개최키로 했다. 포럼 이름을 신학에서 ‘목회자’로 바꾼 것은 양국 목사들의 교류를 증진하고 동력을 잃은 프랑스교회의 재부흥을 위해 한국교회가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다. 포럼 준비위원장은 최정도 경기도 파주 주사랑교회 목사, 성 목사, 안 선교사가 공동으로 맡는다. 총무는 천세종 대구 삼덕교회 목사가 맡기로 했다.

프랑스교회, 제자 부족 고민

프랑스교회는 프랑스연합개신교회와 복음주의교회(오순절, 침례교)로 구분된다.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3% 수준이며 복음주의교회의 경우 최근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찾아오면서 소폭 증가하고 있다. 목회자의 40%가 여성이다.

프랑스연합개신교회는 위그노 박해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이를 발전시킬 역량이 부족하다. 포럼 발제자였던 신학자 마리온 뮬레 콜라드(국가생명윤리위원)는 계승자와 제자의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계승자는 전통을 유지하지만 수동적 신앙을 갖고 있는 반면, 제자는 적극적으로 나아간다”며 “개신교인들은 수동적 계승자로만 머물러선 안 된다. 제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지적은 프랑스교회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상당수 신자들은 매주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달 또는 절기에 맞춰 교회에 나오는 경우가 흔하며 1년에 한 번만 예배를 드리는 신자도 일부 있다고 한다. 1905년 제정된 정교분리법인 ‘라이시테’는 공개적인 전도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종교의 자유는 있으나 자신의 종교를 타인에게 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프랑스교회는 직접 전도 대신 예술을 통한 문화선교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교회의 힘이 약해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거센 세속화 물결도 전도의 큰 장벽이다.

프랑스교회는 한국교회의 영성에 관심이 많다. 한국인 신학생과 선교사, 한인교회 목회자들과 접촉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2008년에는 프랑스교회 목사 일부가 서울에서 열린 ‘김치(KIMCHI)’ 세미나에 참여해 영적 도전을 받았다.

프랑스연합개신교회 국제관계 책임자인 클레어 시스트 갸트이 목사는 “프랑스교회와 한국교회는 다양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장 칼뱅의 영향 아래 있다는 점에서 협력할 수 있다”며 “신학 교류와 지역교회 협력, 선교사역을 위한 하나 됨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성 목사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전도의 영성이 프랑스 교회를 깨워 재부흥의 발판을 마련하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재정과 인력이 부족한 프랑스교회에 한국교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은 재부흥을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몽펠리에(프랑스)=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