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끄는 사법부는 방향을 잃었다. 가야 할 길은 사법개혁인데 과거의 잘못을 가리느라 여념이 없다.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비위가 드러나 검찰에 진실 규명을 맡겨놓고는 대놓고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뻔뻔하게 한다. 올 상반기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11만여 건 중 기각된 건 10%를 넘지 않았다. 반면 재판 거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청구된 압수영장은 무려 90%가 기각됐다. 검찰이 지난주 소환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퇴임하면서 기밀자료를 무더기로 반출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것을 수사하기 위한 압수영장도 기각됐다. 차라리 그를 고발해 달라는 검찰의 요구마저 대법원은 거부했다. 박근혜 청와대의 문건 유출 사건은 아직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지 않았다. 이를 엄히 벌했던 사법부가 법원 문건 유출에는 이토록 관대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법원의 방어막을 뚫고 검찰은 김현석 현 수석재판연구관까지 수사선상에 올려놨다. 이런 창과 방패의 싸움이 계속되면 결국은 법원의 방패가 꺾일 것이다. 과거 더 정치적이었던 검찰의 오랜 노하우를 법원은 과소평가하는 듯하다. 스스로 망하는 길을 지키는 길로 착각해 꾸역꾸역 가고 있다.

대법원은 이렇게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압수수색의 남발을 용인하란 말인가?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터에 영장전담판사의 결정에 개입하란 말인가? 법원의 깊숙한 부분까지 검찰에 내보여야 한다는 말인가? 압수수색의 남발을 막는 게 정의일 순 있어도 법관 조직에 대해서만 그러는 것은 결코 정의롭지 않다. 개별 판사의 독립성은 중요하나 그것이 올바르지 않을 때 책임은 사법부 전체가 져야 한다. 그러지 않을 거면 판사 개개인만 임용하지 왜 막대한 예산을 들여 법원 조직을 운용하겠나. 기업은 한 가지 잘못만 있어도 검찰에 가장 은밀한 곳까지 털린다. 법원이라 해서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조직이 내보이지 않으려는 부분은 왜 그리 많은가. 김 대법원장은 침묵하고 있다. 지난 6월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뒤 석 달 동안 말이 없다. 법원 일각에선 사법부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이 지경이 됐다고 그를 탓한다. 본말이 전도됐다. 김 대법원장을 탓할 대목은 예산 유용과 비자금 의혹까지 불거진 조직을 이끌면서 구시대적인 조직 보호 논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유약함이다. 국민은 그를 향해 제 식구 감싸기를 왜 감싸느냐고 따지고 있다.

대법원은 13일 사법부 70주년 행사를 개최하려 한다. 과연 이 행사를 할 자격이 있느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오늘날 법원이 진정으로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조직인지 김 대법원장은 입장을 밝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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