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사이에서 ‘후진국병’이라는 인식이 강한 ‘첨규콘딜롬(콘딜로마, 곤지름)’에 감염된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 콘돔이나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지만 사용률, 접종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2017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매독과 임질, 클라디미아감염증,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곤지름) 등 성병 환자 발생은 2012년 9213명에서 2017년 2만5139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성기단순포진을 제외하고 모두 20∼4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질병별로 임질은 2012년 1612명에서 2017년 2462명으로, 클라미디아는 같은 기간 3488명에서 9882명, 성기단순포진은 2618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7752명으로 늘었다.

특히 첨규콘딜롬은 2012년 1495명에서 2017년 5041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첨규콘딜롬은 ‘후진국병’으로 불릴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성병이지만 국내에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민형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일반 진료를 보지 않는 대학병원에서도 일주일에 1∼2명의 젊은 환자를 본다. 특히 최근에 늘기 시작했다”며 “ 예전보다 성에 대한 인식이 자유로워졌고, 그 여파가 미친 것이라고밖에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첨규콘딜롬은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성기와 항문 주변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사마귀 형태의 돌기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성인 주먹만큼 크기가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가려움이나 통증 등과 같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여성의 경우 발견이 늦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질환은 완치가 어렵고, 바이러스를 평생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임신을 했을 땐 제왕절개로만 출산할 수 있다. 또 첨규콘딜롬 증상이 매독과 유사해 자칫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고, 이외의 다른 균에 감염됐을 확률도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솔직히 콘딜로마(첨규콘딜롬)는 콘돔만 사용해도 전파 가능성을 상당 부분 줄인다. 그런데 이 질환이 증가한다는 것은 콘돔조차 안 쓴다는 것”이라며 “특히 젊은 연령에서 증가하고 있어 콘돔 사용에 대한 인식 고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HPV 백신으로도 첨규콘딜롬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PV는 첨규콘딜롬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국외 논문에 따르면 HPV 예방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첨규콘딜롬 발병률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콘돔 사용과 HPV 백신 접종은 첨규콘딜롬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바이러스를 평생 가지고 가야하고, 여성은 출산 방법까지 바꿔야 하기 때문에 예방법을 꼭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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