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의 교통이 11일 새벽 완전히 두절됐다. 만취 상태로 25t 트레일러를 몰고 난동을 부린 화물차 기사 한 사람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부산과 경남을 잇는 기간 산업도로인 이 대교가 5시간 넘게 마비됐다.

경찰은 화물차 기사의 안전도 고려해 ‘인내 진압’을 했다고 한다. 시야 확보가 어려운 심야시간이었고 상대가 25t이나 나가는 트레일러를 흉기처럼 모는 만취 운전자였다는 점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음주 운전자를 제압하는 데 5시간이 넘게 걸린 건 이해하기 어렵다. 지나치게 유약한 공권력 행사가 아닌가 싶다. 음주 운전자 한 명으로 인해 국가 기간 도로가 이렇게 장시간 마비되고 난장판이 되는 건 정상이 아니다.

50대 남성인 용의자는 “지입차 화물기사로 생활이 어렵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고 한다. 결국 이번 사건도 최근 잇따르는 자영업자 생활고와 연관된 범죄로 보인다. 그렇지만 용의자의 어려운 사정이 범행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낮 시간이었으면 교통 차단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물론 인명 피해도 적지 않게 날 상황이었다. 8.2㎞ 길이의 거가대교는 해저 터널과 해상 교량으로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같은 비상 상황에 대한 경찰의 대응 능력을 이번 기회에 재점검해야 한다.

최근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회 이상 음주 단속에 적발된 적이 있는 운전자가 또다시 적발되는 비율(재범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3년 16.7%에서 지난해 19.2%로 2.5% 포인트 증가했다. 음주운전을 해도 걸리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음주 운전자 중 약 20%가 습관적으로 음주 후 운전석에 앉는 것이다. 이번 화물차 기사도 “술김에 했다”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른다. 사법당국은 이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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