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핵 위협 해소를 위해 대북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규모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데다 북한 핵무기 완전 제거도 확실치 않아 백지화됐다. 또 미 중앙정보국(CIA)은 공중 폭격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제거하는 계획을 수립해 연습까지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은 11일(현지시간) 출간된 저서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사진)에서 2016∼2017년 벌어졌던 북·미 대결의 막후를 상세히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9월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정밀타격 방식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연달아 감행하자 북한 문제를 완전히 매듭짓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미 국방부와 정보 당국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북한 핵무기와 관련 시설의 85%를 파괴 가능하다고 보고를 올렸다. 이 경우 북한은 남은 핵무기로 반격을 감행해 남한에서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예상된다고도 했다.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려면 지상군을 투입해야 하지만 이 역시 북한의 핵 반격을 피할 수 없다. 막대한 인명피해를 우려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결국 대북 선제타격 계획을 포기했다.

CIA는 북한 영공에 폭격기를 침투시켜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을 직접 제거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이를 위해 미 공군은 지난해 10월 한반도와 지형이 유사한 미주리주 오자크에서 모의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김 위원장이 지하시설로 대피할 경우도 상정해 무게 13t짜리 초대형 벙커파괴용 폭탄을 투하하는 훈련도 이뤄졌다.

우드워드의 주장은 ‘코피 작전’ 등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 정밀타격 계획 수립 이전부터 북한 지휘부와 핵심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검토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선 종료 직후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가 최대 골칫거리가 될 거라고 귀띔했다고 한다.

또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할 때마다 한·미 무역 불균형과 방위비 분담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등을 거론하며 거세게 몰아붙였다고 주장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참모들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례한 태도 때문에 화를 내지나 않을지 걱정했다고 한다.

우드워드의 저서는 초판만 100만부가 인쇄되는 등 발매가 개시되기도 전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게 됐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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