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최대 지하교회인 ‘시온교회’ 결국 강제 폐쇄 기사의 사진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하교회인 시온교회 출입문에 11일 중국 정부의 봉인 표지가 붙어 있다. 중국 당국은 9일 시온교회 간판을 철거하고 출입문을 봉쇄한 후 강제 폐쇄조치를 내렸다. AP뉴시스
중국 정부가 최근 종교 통제 강화에 나서면서 베이징의 최대 지하교회(가정교회)인 시안(錫安·시온)교회도 결국 강제로 폐쇄됐다. 중국 곳곳에서는 교인들의 개종을 강요하거나 성경과 십자가를 불태우는 등 종교 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

11일 AP통신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베이징 시온교회에 60여명의 관리들이 들이닥쳐 집기 등을 몰수하고 본당과 분당을 모두 폐쇄한 뒤 교회 간판도 철거했다.

시온교회 관계자는 “주일 예배가 끝나고 목사와 전도사 등 몇 명만 있던 오후 4시30분쯤 관리들이 들이닥쳤다”며 “공안들이 교회 건물을 에워싸 출입을 차단했으며 버스와 경찰차, 구급차, 트럭 등 차량 20∼30대가 건물 주변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베이징 당국은 공고문에서 시온교회가 인가 없이 사회단체 명의로 종교 활동을 해 사회질서를 혼란시키는 등 ‘종교사무조례’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시온교회는 지난 4월 교회 내에 감시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라는 당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후 일부 신도들은 임대아파트 퇴거 및 직장 강제 퇴사 등의 협박에 시달렸다고 한다. 시온교회는 최근 건물주가 임차기간 연장을 해주지 않자 “교회를 닫지 않고 버티겠다”고 했으나 결국 강제 폐쇄됐다. 시온교회는 신도 수가 1500명을 웃도는 베이징 최대 지하교회다. 시온교회 김명일 목사는 AP통신 인터뷰에서 “교회를 봉쇄하면 갈등만 심화시킬 뿐”이라며 “교회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 폐쇄 조치는 쓰촨성 청두와 허난성 정저우 등에서도 비슷하게 이뤄졌다. 허난성 난양시의 한 목사는 지난 5일 관리들이 교회를 급습해 집기 등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십자가와 성경, 가구 등이 불에 탔다고 밝혔다. 보복 우려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이 목사는 “지방 당국이 그동안 교회 ‘개혁’을 요구해 왔으나 거절했다”며 “오전 5시에 교회 문을 열자 관리들이 갑자기 들이닥쳤다”고 말했다.

반중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설립자인 밥 푸 목사는 불에 타고 있는 성경 더미와 기독교 신앙을 포기했다는 각서 등이 담긴 영상을 AP통신에 제공하며 “최근 중국의 기독교 탄압 행태는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기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홍콩 명보는 허난성 난양과 융청 등 곳곳의 교회에 공안이 들이닥쳐 4000여 곳의 십자가를 철거하고, 예배당 집기를 모두 압수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이 지역의 한 목사는 “당국은 교회 안에 국기와 시진핑 초상화를 내걸고, 사회주의 가치관을 담은 선전화 게시를 요구한다. 이를 거부하면 교회를 아예 폐쇄한다”고 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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