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이후… 1700조 퍼붓고도 ‘테러와의 전쟁’ 진행형 기사의 사진
아프간戰 최대 골칫거리 전쟁비용 절반 썼는데도
美 역사상 최장 전쟁 기록… 시리아 내전에도 발목
9·11 주범 알카에다 중동 혼란 틈타 다시 활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9·11 테러가 11일로 17주년을 맞았지만 ‘테러와의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 전쟁을 하느라 들인 돈만 1700조원에 달한다. 정작 전쟁의 핵심 목표였던 알카에다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혼란을 틈타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지금까지 중동 지역 군사작전에 들인 돈은 1조5000억 달러(약 1694조4000억원)를 넘는다고 CNBC방송이 미 국방부 보고서를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중 49%인 7309억 달러(약 824조원)가 이라크 침공 작전에, 39%인 5843억 달러(약 659조원)가 아프간 침공 작전에 쓰였다.

미국의 최대 골칫거리는 아프간 전쟁이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1만5000명이 주둔 중이다. 2001년 9월 시작한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아 베트남전쟁을 제치고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으로 기록됐다. 지금도 미국은 아프간에서 매달 29억 달러(약 3조2600억원)를 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전쟁 종식을 위해 탈레반 반군 측과 직접 대화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시리아 내전도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는 미군 2000명이 주둔하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군 철수 의향을 자주 내비쳤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미군 철수는 사실상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 등 반미(反美) 진영의 승리를 뜻하기 때문이다. 또 미군의 공백을 틈타 한때 궁지에 몰렸던 IS가 다시 세력을 얻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9·11 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는 미국 등의 소탕작전에 한때 궤멸 직전까지 갔지만 최근 불안한 지역 정세를 틈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알카에다 조직원과 추종자는 시리아에서만 1만∼2만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내전이 진행 중인 예멘과 소말리아는 각각 4000∼6000명, 리비아에도 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알카에다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간 국경지역에서도 상당한 세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테러전문가 리타 캐츠는 LAT에 “알카에다는 이념이다. 최첨단 무기로 지도자를 살해하고 시설을 파괴한다고 해서 이념까지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알카에다는 행동 방식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무차별적 테러 공격과 잔혹한 공개처형, 자극적인 홍보 같은 IS식 활동은 지양하고 보다 부드러운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나라의 수니파 이슬람교도들로부터 자발적인 지지와 지원을 얻어내려는 목적에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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