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제 수준’ 공언했지만… 총론에 그친 지방분권 종합계획 기사의 사진
정순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장이 1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정부의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주민직접발안제 청구요건 완화…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내용 확정
최대 관심 ‘재정분권’, 기재부와 협의 아직 남아 구체안 안 나와
자치입법권 확대도 포함 안돼


주민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국가 사무를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하는 자치분권 종합계획안이 공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제수준 지방분권’을 공언했지만 정작 이를 지원할 재정분권 계획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은데다 개헌 없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총론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11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문재인정부의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는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6대 추진전략과 33개 과제가 담겼다. 이번 안은 앞서 지난해 10월 마련된 ‘자치분권 로드맵(안)’을 토대로 지자체와 중앙부처,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됐다. 자치분권과 재정분권은 문재인정부 핵심 공약인 지방분권의 양대 축이다.

자치분권계획은 ‘주민주권’ 구현에 방점이 찍혔다. 주민이 직접 지방의회에 조례를 제·개정하고 폐지를 청구할 수 있는 주민직접발안제도가 활성화된다. 기존에도 이 제도는 있었지만 청구요건이 까다로웠다. 위원회는 주민발안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청구 가능 연령을 낮추고 자치단체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주민소환과 주민감사청구 요건도 완화된다.

로드맵에 포함됐던 지방이양일괄법 제정 내용도 확정됐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지방이양이 결정됐던 사무 중 장기간 지방정부로 넘어가지 않은 사무 518건이 대상이다. 또 법령을 만들거나 개정할 때 행정이나 재정적 지원 없이 중앙정부 사무를 지방정부에 일방적으로 넘기는 관행도 ‘자치분권 법령 사전협의제’를 통해 손질한다. 이밖에도 지방의회 숙원과제였던 지방의원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충이 포함됐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규모는 언급되지 않았다.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은 “개헌 전이라도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지방의회가 요구하는 사안을 국회에서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재정분권에 관한 계획은 큰 틀에서만 공개됐다. 아직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당초 로드맵에 언급된 것처럼 현행 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까지 조정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지방재정분권은 어떻게 돼 가느냐’고 꼬집어 질문하셨다”며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큰 틀에서 거의 합의가 끝났다.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일단 내년에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 3’ 정도로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계획이 지난해 공개된 로드맵에서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로드맵부터 계획 수립에 약 1년이 걸렸는데도 참담할 정도로 구체성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위원회 측은 “헌법 개정없이 법령을 고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제2국무회의로 불리는 ‘중앙지방협력기구’ 신설, 자치단체 사무범위 확대, 자치입법권 확대 등은 관련 내용이 빠졌다.

김유나 강준구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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