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지호일] 누가 김 판사를 ‘최후의 판관’으로 골랐나 기사의 사진
김 판사는 보증금 4억원에 월세 420만원짜리 아파트에 산다. 대학생 아들이 있고, 고등학생 딸은 미국 유학 중이다. 딸의 학비로만 매년 7000만원 정도를 보낸다. 딸은 연간 약 5600만원의 수업료를 내야 하는 국내 외국인학교를 졸업했다. 김 판사의 현 연봉은 1억2000만원이다.

지난 10일 국회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자리에 선 김기영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얘기다. 지금 ‘금수저’ 판사는 헌법재판관에 부적합하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문제는 헌법 유권해석의 최종 판관이 되려는 그의 등 뒤로 여러 특혜와 편법 논란이 제기됐다는 데 있다.

김 후보자는 최소 두 차례 위장전입을 했다. 스스로도 “자녀 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것이었다”고 시인했다. 부인은 친정어머니가 대표인 회사에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5년간 3억4000여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야당은 위장취업 정황이라고 본다. 김 후보자는 부인이 장인·장모 비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지만 출퇴근 기록 등은 제출하지 않았다. 대신 부인이 경북 구미의 공장을 오가면서 일한 자료라며 KTX 이용 내역, 친정부모를 비롯한 회사 중역들이 참여하는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대화 내용 등을 냈다. 청문회장에선 자료가 과장됐거나 눈가림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곧바로 나왔다. “재산 관리나 교육 문제는 전부 제 처가 했다”는 해명은 어쩐지 궁색했다.

김 후보자가 대전의 특허법원 판사로 있을 때 서울대 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그가 이수한 과목 대부분이 수·목요일 주간에 수업을 했는데, 일과시간에 상경해 강의를 듣는 게 가능했느냐는 의문이었다. 김 후보자는 “수업 운영 방식은 교수에게 재량권이 있다”는 식으로 공세를 피했다.

김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를 맡았다. 지난해 김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준비도 도왔다. 이 때문에 대법원이 노무현정부 청와대 비서관,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장을 지낸 이석태 변호사를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하고,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추천한 것 아니냐는 ‘후보 트레이드설’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민 공모 절차를 거치긴 했지만 면접도 없이 후보자를 정했으며 언론 발표 30분 전 김 후보자에게 전화로 추천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숱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청문회는 끝났지만 묻고 싶다. 김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이 될 준비가 돼 있나. 민주당의 검증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나. 김 후보자를 고른 ‘다른 손’은 없었나.

지호일 정치부 기자 blue51@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