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하기 전, 잠시 묵상·기도 해보세요

카·페·인 전성시대 크리스천들의 슬기로운 SNS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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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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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사는 한모(34·여)씨는 최근 페이스북(페북) 계정을 삭제했다. 몇 년 동안 페북에 올린 글과 사진 등 많은 추억이 있지만 별로 아깝지 않았다.

“싱글인데 페북에서 지인의 글을 보면 저만 시간이 멈춘 것 같아서 비참했어요. 친구들이 결혼해서 낳은 아기 사진, 가족여행 사진 등을 보면 저도 모르게 결혼에 대한 조급함이 생겼지요. 그런다고 갑자기 결혼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비교하게 되고 마음이 우울해져요.”

중학교 교사인 한씨는 카카오톡에 올리는 프로필 사진을 교체하는 것도 멈췄다. 이전에 여행 사진을 올렸는데 학부모가 어디로 놀러갔는지 물어본 뒤부터 사생활을 노출시키지 않기로 했다. 한씨는 “SNS 때문에 상처받거나 피로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카페인’(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시대다. 카카오톡으로 회의하고 페북으로 교회 소식까지 전하는 시대가 됐다. 순기능도 있지만 중독 같은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SNS를 통해 활발하게 사역하는 전문가들은 SNS를 할 때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고 순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에 하나님이 없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공허해져

사람들은 슬프거나 우울할 때보다 자랑하고 축하받고 싶을 때 SNS에 글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여행, 아기, 음식 등의 게시물이 많다.

경기도 군포 산본교회 목사인 이상갑 청년사역연구소장은 “카페인에서는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에 진짜 내 모습일 수는 없다. 다른 사람과 내 삶을 비교하면 공허해진다”고 말했다. 또 “SNS를 통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중독되는 것은 심력과 영력의 문제”라면서 “마음에 상처가 있고 고독한 사람들이 SNS에 중독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년 서울 다드림교회 목사는 “SN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여행, 음식 등은 사실 우리의 일상인데 이 자리에 하나님이 없다면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며 “다른 사람의 글을 볼 때 ‘이게 저 사람의 일상이구나’ 하고 넘기면 되는데 비교하고 시기, 질투를 하는 순간 내 삶이 초라하게 보인다. 경쟁 체제에 익숙해 무의식적으로 비교하는 우리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SNS를 하기 전 묵상 기도 독서로 영력 다져야

SNS를 하다 심각한 경우 중독에까지 이를 수 있지만 순기능도 많다. 이 소장은 “SNS는 시공간을 초월해 사역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10월 페이스북에서 ‘청년사역연구소’ 페이지를 개설했다. 서울 무학교회에서 10년간 청년사역을 한 그는 교회를 그만뒀다고 이 사역을 끝낼 순 없었다. 고민하다 SNS를 통해 청년을 섬기기로 했다.

이 소장은 청년들이 고민하는 일상 이야기에 말씀으로 해석한 글을 올리고 있다. SNS 시대를 사는 청년들이 흥미를 갖도록 쉽고 재밌는 소재를 사용한다. 청년들은 이런 글에 ‘좋아요’로 호응하면서 그들의 고민을 페북 메시지로 상담했다.

특히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등 이단에 빠진 청년들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소장은 “무학교회에서 사역할 땐 신천지에 빠진 청년 10명을 도왔는데, 지난 몇 년 동안 100명 가까운 청년들과 소통했다”며 “그들에게 관련 기사와 자료를 보내주면 많은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지혜롭게 SNS를 사용하기 위해선 먼저 SNS를 하기 전 하나님과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일 아침 기도와 묵상, 독서를 한 뒤 SNS을 사용한다. 이런 것들이 바탕이 돼야 세상을 거스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청년사역연구소에 올리는 글은 하루 1∼3개로 제한했다. SNS를 사용하는 시간도 대부분 이동하거나 휴식시간에 한다.

이 소장은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글보다 자신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삶의 문제를 진솔하게 나눌 때 많은 이들이 위로받고 격려를 받는다. 이런 글들이 요즘 페북에서 더 반응을 얻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SNS가 환난에 처한 이들에게 위로의 자리 될 수 있어

김 목사의 페친(페이스북 친구)은 5000명이다. 페북 친구 한도가 5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글이 페친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2005년 셋째 아이를 낳고 사흘 만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지금까지 병석에 누워 있는 아내를 대신해 자녀양육과 살림살이, 목회를 병행하는 ‘엄빠’(엄마와 아빠)로 치열하게 살고 있다.

김 목사는 2011년부터 페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자신의 아픔과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한 글은 많은 이에게 감동과 위로를 준다. 김 목사는 “주류가 요구하는 경향을 좇아가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이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SNS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SNS 공간이 큰 환난에 처한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몇 년 전 페북에 올라온 한 청년의 글을 봤는데 자살의 징후가 느껴졌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란 이 청년은 빚으로 남은 대학 등록금과 자신의 상황을 보면서 깊은 좌절감에 빠진 것이다. 김 목사는 페북 메신저로 청년과 즉각 대화를 시도하며 복음을 전했다. 청년은 신앙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며 하늘의 소망을 갖게 됐다.

김 목사는 “해외에서 외롭게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내 글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고 할 때 참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고난과 고통까지 솔직하게 나누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며 “우리 시대 지도자들은 자신을 포장하기보다 오히려 (SNS상에서라도) 노출시키는 게 자기 부패함과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NS의 취약점까지 부인할 순 없다. 김 목사는 “성경에 인내하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SNS에서 계속 반응을 주고받다 보면 인내하지 못하고 조급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취약점 때문에 무조건 적대시하는 것보다 장점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올바르게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도 “교회보다 이단이 SNS를 잘 활용하고 있는데 단점이 무서워 우물 안에 갇혀선 안 된다”며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긍정적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작은 교회에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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