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9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년에는 30만명을 웃돌았던 증가폭이 지난 2월 10만명대로 급감했고 7월에는 5000명까지 쪼그라들더니 지난달엔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실업자도 113만3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3만4000명 늘어 8월 기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136만4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전체 실업률은 4.0%로 2000년 8월 이후 가장 높았고 고용률도 60.9%로 지난 2월 이후 7개월째 하락하는 추세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0%로 99년 8월(10.7%) 이후 가장 높다.

이런 흐름이 반전될 것이란 신호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함을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해 온 문재인정부의 참담한 고용 성적표에 할 말을 잃게 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했는데 한가하고 무책임한 말이다. 그 통증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곳은 청와대와 정부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것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하고 하루빨리 타개책을 내놓아야 한다.

고용난은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주력 산업의 엔진이 식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성장 동력은 찾아내지 못한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조선 업종의 구조조정으로 고용이 위축됐고 이는 내수의 발목을 잡아 산업 전반의 일자리 창출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고용 부진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허약성에 기인하는 만큼 단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정부는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과 함께 가용 가능한 단기적인 대책을 총동원해야 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42조9000억원 규모의 지방자치단체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고용위기지역과 구조조정 업종에 지원하는 목적예비비를 이달 중 추가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자금이 고용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 개혁과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수정·보완도 필요하다. 최저임금 큰 폭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이 고용 부진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임시직과 도소매, 숙박, 음식, 시설관리 등 최저임금의 영향권에 있는 취약 업종에서 취업자가 대폭 감소한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외면하는 건 아집일 뿐이다. 정부가 지켜야 할 것은 소득주도성장이란 이론이 아니라 서민들의 삶이다. 필요한 수술도 환자가 견딜 체력이 되는지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업종별, 지역별로 차등화하고 52시간 근로제에 유연성을 확대하는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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