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케이뱅크, 4개월 새 11번 대출 중단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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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모(35)씨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 넣어둔 예금을 모두 인출해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로 옮겼다. 체크카드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쏠쏠했지만 자꾸 ‘대출 중단’ 공지가 올라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정씨는 “예금보호 한도(5000만원)를 넘는 큰돈을 넣어둔 건 아니지만 (케이뱅크) 경영 상황이 어려운 것 같아 오래 거래할 은행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12일부터 ‘직장인K 신용대출’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중단했다. 다음 달 1일에나 판매를 재개한다. 이렇게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가 재개한 게 지난 6월 이후 11번째다. 케이뱅크는 매월 취급한도를 설정한 뒤 한도가 소진되면 판매를 중단하는 ‘쿼터제’를 운영 중이다.

쿼터제를 도입하고 상품 판매를 자주 중단하는 건 자본금 때문이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케이뱅크는 출범 1년5개월이 지나도록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제대로 된 영업과 서비스를 펼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금융기관으로서의 ‘안정성’마저 흔들리며 고객 이탈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자금 확충 여건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지난 7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30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그나마 어렵게 모은 ‘실탄’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추가 증가를 위해 주주회사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 증자 시점은 주주회사들이 결정할 몫이지만, 조만간 증자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188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207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0.71%를 기록하며 카카오뱅크(16.85%)는 물론이고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평균(15.92%)을 밑돈다.

케이뱅크가 꿈꾸는 근본적 해결책은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규제’ 완화다. 자본금만 확충되면 건전성 우려가 해소될 뿐 아니라 서비스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대주주인 KT는 증자에 참여할 수 없다.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을 10% 이상 가질 수 없게 한 은산분리 규제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천명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지난 1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제1 소위원회에 논의 안건으로 오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야 원내대표가 추석 전에 ‘통 큰 결단’을 내리지 않을까 하는 관측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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