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공개 시점’ 놓고 고민에 빠진 삼성전자 기사의 사진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삼성전자는 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전자가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공개 시점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강조해왔던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혁신’을 완성하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중국의 맹추격 때문에 마냥 늦추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월 7∼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회의(SDC) 2018’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완성된 형태의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사용자경험(UX),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일부 내용만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DC에서 발표할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SDC는 개발자들을 위한 행사지 신제품을 공개하는 무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단 하드웨어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은 지난달 갤럭시 노트9 언팩 당시 “(폴더블폰에 대해서)그동안 구체적으로 얘기를 못했던 것은 품질과 내구성 문제 때문이었는데 이제 넘어선 거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드웨어쪽의 개발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배터리와 디스플레이용 접착제 등은 삼성SDI가 공급한다.

문제는 사용성이다. 고 사장은 그동안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혁신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의 핵심이라고 강조해왔다. 어떤 사용성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보다 사용성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방식, 양면을 펼치는 방식 등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 제품을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디자인, 사양 등을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중국에 내주는 상황을 삼성전자로선 용납하기 어렵다. 화웨이는 11월 공개를 목표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꺾겠다는 목표를 세운 화웨이로선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자칫하면 폴더블 스마트폰에선 중국 업체가 앞서간다는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도 있다. 고 사장이 “세계 최초 타이틀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한 것도 중국 업체에 미래 기술의 흐름을 내줄 수 없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SDC가 아니더라도 연내 별도의 ‘언팩’ 행사를 열어 폴더블폰을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SDC에서는 AI 스피커 갤럭시 홈에 대한 구체적인 사양이 공개될 예정이다. 또 AI 서비스 빅스비를 중심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확대도 선보일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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