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대기업·의사·교수·연예인 등 역외탈세 혐의 93명 세무조사 기사의 사진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조세회피처 실체를 이용하거나 해외 현지법인과 정상거래 위장 등 구체적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93명(법인 65, 개인 28)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93명(법인 65개, 개인 28명)의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의사·교수 등 사회 지도층과 펀드매니저, 연예인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지주회사 제도 악용 등 신종 역외탈세 수법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역외탈세는 통상 조세회피처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정상적 조세국가로도 확대되고 있다. 친인척 등의 미사용 계좌를 이용한 재산 은닉수법은 미신고 해외신탁·펀드를 활용하거나 차명 해외법인 투자금으로 돈세탁하는 식으로 은밀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에 유출한 자금을 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금세탁을 거쳐 국내로 재반입하거나 자녀에게 상속·증여하는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은 탈세 유형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진화하는 배경에 로펌 등 전문가 집단의 적극적 조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

국세청은 탈세 제보, 외환·무역·자본거래, 국가 간 금융정보 교환자료, 해외 현지정보 등을 종합 분석해 이번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했다. 국세청이 공개한 역외탈세 사례를 보면 자녀가 유학 중인 국가에 현지법인을 세운 뒤 이 법인에 거래대금을 가장해 생활비를 송금하는 수법이 적발됐다. 한류스타 연관 수법도 등장했다. 국내의 한 연예기획사는 해외에서 한류스타 공연을 개최해 7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기획사 대표 A씨는 법인세를 피할 목적으로 수입금을 홍콩의 한 법인계좌로 송금해 은닉했다. 홍콩의 회사는 A씨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였다. 국세청은 해외 정보활동을 통해 탈세 혐의를 확인하고 모두 110억원을 추징했다. A씨를 조세포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과의 정보 교환 등을 통해 역외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끝까지 추적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 김명준 조사국장은 “국가 간 금융정보 교환이 활성화되자 이전가격 조작, 편법 상속·증여 등 신종 역외탈세 수법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스위스, 내년 홍콩과 금융정보 교환이 이뤄지면 역외탈세 조사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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