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엘리엇 사건’, 맥쿼리인프라에 “운용사 교체” 요구한 플랫폼파트너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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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맥쿼리인프라는 대표적인 ‘꿀 배당주’로 꼽힌다. 저금리 기조에도 매년 5%가량 배당을 줬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빠지지 않는 종목이다. 주가 변동성도 낮아 적금보다 낫다는 평가도 받는다.

안정성이 최대 장점인 맥쿼리인프라에 최근 운용사 교체 논란이 불거졌다. 오는 1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운용사를 맥쿼리자산운용에서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바꾸는 내용의 안건이 다뤄진다. 주총을 앞두고 여론전도 치열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국판 엘리엇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주총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는 고속도로나 터널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에 투자하고 이용료로 수익을 내는 펀드다. 펀드는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한다. 호주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인프라 투자그룹 맥쿼리그룹의 계열사다. 한국에서 서울 우면산터널 등 12개 자산에 1조7000억원가량을 대출 등의 형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정부와 이용료 협상을 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다. 이용료를 높게 받는다는 공격도 자주 받는다. 높은 이용료는 공적인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맥쿼리자산운용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것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한 자산운용사 플랫폼파트너스가 지난 6월 문제 제기에 나섰다. 맥쿼리자산운용이 가져가는 보수가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 지분을 3.8% 보유하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는 현재 운용보수를 시가총액의 연 1.25%에서 0.125%로 깎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맥쿼리자산운용이 통상 연 400억원 정도 보수를 가져가는데 이걸 10분의 1로 줄이라는 것이다.

플랫폼파트너스의 공격은 일부 효과를 봤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지난 10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본 보수를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약 30억원 보수가 줄어든다. 플랫폼파트너스는 이런 방안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결국 운용사를 교체하는 내용의 안건이 임시 주총에서 다뤄진다. 플랫폼파트너스가 이기면 운용사가 맥쿼리자산운용에서 코람코자산운용으로 바뀐다.

주총 날짜가 다가오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는 찬성 의견이다. 반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 의견이다. 찬성하는 쪽은 만들어진 인프라를 관리하는 수준의 업무인데 보수가 너무 많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운용사가 바뀌면 그간의 높은 초과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맥쿼리 관계자는 “정부 협상 등의 복잡한 업무는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총에서 운용사가 교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찬성 의견의 비중이 30∼40%로 높게 나오면 향후 추가 운용보수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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