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 deep] 수요·공급 총망라한 부동산 대책 오늘 나온다 기사의 사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임대주택사업자 세제 혜택이 부동산 시장에 ‘독약’이 됐다. 설익은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감면’은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전락했다. 새로운 혜택은 기존 혜택과 맞물려 투기를 부추겼다. 정부 내부에서조차 일관성 없는 세금정책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가로막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13일 강력한 세금 규제를 축으로 하는 수요 억제책과 신규 택지 지정 등 주택 공급 대책을 총망라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는다. 문재인정부 들어 8번째 나오는 주택시장 안정 대책이다.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 확대,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세금 혜택 축소 등이 거론된다. 대출 규제를 비롯해 국·공유지, 유휴지 등을 활용한 신규 택지 확보 방안이 곁들여질 가능성도 높다.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은 지난해 8월이다.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다주택자에 한해 양도세를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25개 자치구를 비롯한 전국 43곳의 조정 대상 지역에 주택을 소유한 이들을 겨냥했다. 거래 가격에 따라 6∼42%인 기본 세율에 2주택 보유자는 10% 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 포인트의 세율을 더했다.

대신 출구를 열어줬다. 정부가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4월 이전에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했을 경우 장기 임대주택은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여기에 종부세 비과세 혜택까지 더해졌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공시가격 6억원 이하, 비수도권은 3억원 이하 주택을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했다. 수도권에 보유한 집이 3채이더라도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했고 각 주택의 공시가격이 6억원 이하라면 1주택자로 취급되는 것이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에만 3만5006명이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누적 등록자가 31만2000명이라는 걸 고려하면 11.2%가 한 달 만에 늘어났다.

기존 부동산 대책도 한몫했다. 정부는 2016년 4·28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민간 임대주택사업자를 늘리기 위한 ‘당근’을 제시했다.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한 이들이 집값의 20%만 현금으로 보유하면 임대사업용 주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공실이 나서 손해볼 일도 없게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을 맡았다. 공공임대만으로는 전·월세 수요를 충족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준공공임대를 늘리려는 조치였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혜택과 오락가락하는 정책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판단 착오라는 반성은 부동산 과열이 불거진 다음에야 나왔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임대주택 등록의 세제 혜택에 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임대사업으로 올리는 소득에는 소득세를 매기는데 엉뚱하게 양도세나 종부세 혜택을 줬다고 비판한다.

이에 정부는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세제 혜택 축소’ ‘대출 규제’ ‘공급 확대’를 고심 중이다. 세제의 핵심인 종부세는 당초 개정안(2.5%)보다 높은 3%까지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전년도 세액의 150%인 종부세 부담 상한을 참여정부 때처럼 300%로 인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세금이 최대 2배로 늘어나는 효과가 덤으로 붙는다. 이밖에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간 2년으로 단축,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공제율 적용 때 실거주 요건 추가, 임대주택사업자 양도세 면제 일몰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 측면에선 임대주택사업자의 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임대사업자에게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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