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난민 지원 막는 헝가리 ‘반쪽 제재’ 기사의 사진
12일 유럽의회에서 많은 의원들이 헝가리 제재 개시안에 찬성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난민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난민지원 단체를 옥죄는 법을 만든 헝가리를 제재하기로 결의했으나 반(反)난민 정서가 강한 폴란드 정부의 반대에 직면했다.

유럽의회는 12일(현지시간) 헝가리의 유럽의회 표결권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헝가리가 난민을 돕는 비정부기구(NGO)나 개인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스톱 소로스법’을 만들었다는 이유였다. 헝가리 정부는 표결 결과에 대해 “명백한 보복이고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결의안은 채택됐지만 제재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의회 규정상 제재 대상 국가를 제외한 모든 회원국이 찬성 의사를 밝혀야 제재가 시행되는데 폴란드가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폴란드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유럽의회의 표결에 우려를 나타냈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그동안 유럽연합(EU)이 내세운 친(親)난민정책을 반대해 왔다. 두 나라는 지난 3월 EU가 정한 난민 강제할당 정책에 응하지 않고 난민 수용을 거부해 유럽사법재판소(ECJ)에 나란히 제소되기도 했다. 두 나라는 앞으로도 유럽 내 반난민 그룹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익스프레스지는 이탈리아 극우성향 집권당 ‘동맹’ 소속 유럽의회 의원을 인용해 “동맹당이 헝가리가 EU 난민정책에 맞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관문인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중해 난민 구조활동을 더 강하게 억제하고 있다. 몰타 정부는 국제해역을 항해하면서 깃발을 내걸지 않았다는 이유로 난민구조선 3척을 억류 중이다. 이탈리아는 독일 선적의 난민구조선 한 척을 1년째 시칠리아섬에 잡아두고 있다. 이 난민구조선에는 난민을 인신매매한 혐의가 적용됐다.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는 지난달 이탈리아와 몰타 양국 모두로부터 입항을 허가받지 못해 난민을 태운 채 사흘간 지중해를 떠돌았다. 아쿠아리우스호는 유럽 5개국이 난민들을 분산수용키로 한 후에야 겨우 몰타에 입항했다. 이처럼 이탈리아와 몰타의 단속이 강화되자 아쿠아리우스호는 언제 구조활동을 재개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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