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서윤경] 망치 그리고 못 기사의 사진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본명은 사무엘 랭그혼 클레멘스다. 작가가 되기 전 자신의 본명으로 샌프란시스코 지역 신문에서 기사를 썼다. 1865년 단편 ‘캘리베러스의 명물 도약 개구리’를 내놓은 뒤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2년 뒤 유럽과 팔레스타인 등을 여행하고 쓴 기행문 ‘철부지의 해외여행기’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럼에도 그를 대변하는 소설은 따로 있다. 모험 시리즈인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다. 초등학생들의 필독서이면서 고전으로 꼽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소설은 보물찾기와 해적놀이를 하는 톰을 통해 고상한 척하는 어른들의 허식과 문명사회의 위선을 이야기한다. 미시시피 강을 따라 모험에 나서는 헉(허클베리)은 남북전쟁 직전의 미국 사회와 남부의 생활상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사회적 문제를 소설 속에 비틀어 묘사한 셈이다.

요즘 그에게 시선이 가는 건 그의 소설 때문이 아니다. 신문기자 출신답게 세상을 향한 그의 냉철한 메시지 때문이다. 특히 그는 현재 우울한 한국 경제와 그 정책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령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처럼 보인다”는 말이 그렇다. 하나의 사고에 사로잡히면 우를 범할 수 있음을 표현한 이 말은 ‘부의 양극화’를 이끈 주범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국토부 직원들에게 프레젠테이션 화면까지 띄우면서 다주택자가 집값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후 집값을 잡겠다며 내놓은 부동산 정책들은 강도 높은 규제책이었다. 결과는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다.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지 않았고 오히려 집 없는 사람만 옥죄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마크 트웨인의 이 말도 눈길을 끈다. “숫자들은 자주 나를 속인다… 세 가지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메시지다. 그는 통계라는 것이 가끔은 구미에 맞는 해설을 통해 대중을 현혹시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정부는 치솟는 실업률이나 소득 동향을 발표할 때마다 잘못된 통계 탓을 했고 결국 통계청장 경질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100년 전 마크 트웨인이 지금의 우리 정부에 이런 말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지 않으려면 망치 외에도 드라이버, 스패너 등 다양한 공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

서윤경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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