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 정상회담 첫날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공항 영접을 나오고 남북 정상이 함께 평양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다. 공항에서 인민군 사열을 받을 때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인민군 의장대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의장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사열에 이어 의장대가 행진하면서 단상에 있는 문 대통령에게 경례하는 분열도 했다.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렸다. 모두 처음 있는 일이다. 문 대통령에게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다. 많은 부분이 TV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쟁 공포에 시달렸던 남북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화려한 행사에도 불구하고 결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김 위원장과 비핵화 담판을 앞둔 문 대통령 역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비핵화 담판에 비하면 여러 행사는 이벤트에 불과하다. 혹시라도 김 위원장이 비핵화 조치는 취하지 않으면서 남북 경협을 끌어내기 위해 문 대통령을 환대한 것이라면 어림도 없을 것이다.

두 정상은 오후 3시30분부터 시작된 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협 종식’ 의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협 종식’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중재 촉진’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세 가지 의제 가운데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풀어가겠다는 의미다.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는 나머지 두 의제와 달리 남북이 미국 등 주변국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출발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두 가지에 집중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제1 의제로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인한 무력 충돌 가능성과 전쟁 공포 해소, 제2 의제로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촉진을 제시했다. 사실 세 번째 의제인 남북 관계 개선은 두 가지 의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이어질 사안이다.

그동안 장성급 실무회담에서 다뤄진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시범철수,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 공동유해발굴을 비롯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남북공동어로수역으로 만들고 향후 군축 논의까지 염두에 둔 군사공동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하지만 거듭 강조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의제는 비핵화 조치다. 물론 비핵화 협상은 북·미 간의 문제로 우리는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중재자 역할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비핵화 문제가 풀리면 모든 것이 풀리고 이게 막히면 모든 것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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