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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신천지 우상화 행사장 앞 “가정 파괴 중단하라” 규탄

교계·피해자 부모, 인천 ‘만국회의’에 맞대응 집회

[현장] 신천지 우상화 행사장 앞 “가정 파괴 중단하라” 규탄 기사의 사진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과 인천기독교총연합회 성도들이 18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앞에서 신천지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인천=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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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앙광장에는 흰색 상의를 입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교주 이만희) 신도 수백명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광주 울산 마산 등 각 지역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돌아다니는 청년도 보였다. 중앙광장을 지나 서문 쪽으로 향하자 그 수는 점점 늘어났다. 서문에는 계단을 따라 신천지 신도 1000여명이 왼손에 각국 국기를 흔들고 있었다.

신천지 피해자 부모들도 서문 앞에 섰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대표 홍연호) 회원 40여명이 50m 간격으로 경기장 주변을 에워쌌다. 이들은 ‘종교 사기꾼 이만희는 가정파괴 중단하라’ ‘신천지는 우리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내라’는 팻말을 들고 이들을 에워쌌다. 시간이 지나며 팻말과 함께 확성기로 ‘아이들아 돌아와라’를 외치는 피해자 부모들의 수는 늘어났다. 정문 앞에도 ‘가정파괴 신천지는 인천에서 따나라’는 현수막이 여러 장 붙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87)씨의 우상화를 위한 위장 평화행사인 ‘만국회의’ 행사현장이었다. 이씨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국제법을 제정한 지 4주년이 됐다고 선전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천기독교총연합회(인기총·회장 이동원 목사) 성도들도 집회를 위해 모여들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이날 ‘만국회의’를 위해 신천지 측에서 5만명, 인기총에서 1만5000명, 전피연에서 500명이 집회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 병력도 36개 중대 3000여명이 투입됐다.

만국회의 개최 시간이 다가오면서 두 집단 간 충돌이 빈번해졌다. 오후에는 각 지역에서 도착한 신천지 신도들과 전피연 회원들 간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10여분간 지속된 몸싸움은 경찰이 HWPL 행사 참가자의 이동로와 집회 현장을 구분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어 인기총에서도 경기장 밖으로 난 인도를 따라 풍선을 든 채 서서 대관 취소를 요구했다. 울타리 반대편에서는 신천지 신도들이 북과 장구, 징을 동원해 방해했다.

만국회의가 신천지 행사인지 몰랐다며 집으로 향하는 사람도 있었다.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 지인과 함께 만국회의에 왔다는 이모(63)씨는 시위 현수막을 보고서야 만국회의가 신천지와 연관된 사실을 알았다. 이씨는 “세계평화를 위해 유명 인사들이 모였다는 사실만 듣고 왔다”며 “신천지와 연관된 행사임을 알고 항의했더니 지인은 오히려 ‘이번 기회에 신천지에 들어오면 되지 않냐’고 말해 화가 났다”며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지역 주민들도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김다민(26)씨는 사이비종교와 연관된 행사가 공공장소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씨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도 신천지가 불법을 자행하는 사이비 집단인 사실은 알고 있다”며 “인천시 당국이 왜 경기장 대관을 허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인천=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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