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하나님의 인정 구하자, 목소리에서 힘 빠지고 음악이 자연스러워져

성경을 스토리텔링으로 노래하는 CCM 가수 김복유

[예수청년] 하나님의 인정 구하자, 목소리에서 힘 빠지고 음악이 자연스러워져 기사의 사진
CCM 가수 김복유가 지난 16일 자신이 출석하는 서울 서초구 방배하나교회 기도실에서 기타를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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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전하는 CCM(현대 기독교음악) 가수가 있다. ‘잇쉬가 잇샤에게’와 ‘나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다’ 등 서정적 멜로디 속에 성경 내용을 담아낸 노래를 연이어 발표하며 기독청년들에게 이름이 꽤 알려진 인물이다. 2014년 CCM루키 대상을 받고 전국 순회공연을 하며 ‘주가’가 한창 올랐을 때 돌연 장기간 세계여행을 떠났던 가수 김복유(28)를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기독청년 고민 담긴 CCM

“잇쉬와 잇샤처럼 주님이 맺어주신 나의 신부 나의 신랑 사랑해요 우리 서로….”

김복유가 작사·작곡한 ‘잇쉬가 잇샤에게’의 가사 일부다. 잇쉬와 잇샤는 히브리어로 남자와 여자 또는 아담과 이브를 뜻한다. 결혼식 축가로 인기가 많은 이 곡에는 청년으로서 기대하는 사랑에 대한 두근거림이 담겨 있다. 김복유가 다니는 교회도 이전에는 연애보다 하나님께 집중하도록 대학생들 간 연애를 자제시키는 편이었다. 그러다 결혼을 전제로 한 진지한 연애는 장려하는 쪽으로 바뀌자 청년들 사이에선 ‘결혼을 빨리하자’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김복유는 “언젠가 나한테 꼭 맞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썼던 곡”이라며 “20대 초반 순수한 짝사랑의 감정을 담아 썼다”고 수줍게 말했다.

‘나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건다’는 한 선교사의 기도에서 영감을 받아 쓴 곡이다. 그는 청년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던 중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복유는 그 기도를 곱씹으며 “아무도 오지 않았던 네게 그 누구도 찾지 않았던 네게 내가 지금 간다”는 가사를 썼다.

‘아담은 말하곤 하지’는 아담이 느꼈을 그리움과 슬픔을 노래한 곡이다. 김복유는 “사람에게 가장 잔인한 건 누리던 행복을 잃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하나님과 얼굴을 맞대고 최고의 시간을 보낸 아담의 그리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지은 노래에는 청년 김복유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울 방배하나교회(이성열 목사)에 출석하는 그는 어려서부터 기도실에서 친구들과 놀며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 속에 생겨난 젊음의 고민이 자연스레 노래에 녹아든 셈이다.

성경 스토리텔링 가수

‘김복유의 남쪽 여행’은 기독청년들의 SNS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공연이다. 지금까지 티켓을 구매한 사람만 1000명이 넘는다. 지난 6월과 8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전주 수원 등을 다니며 콘서트를 열었다.

김복유는 콘서트를 하며 곡 중간중간 내레이션을 삽입한다. 이야기를 들려주듯 공연을 하는 것이다. 그의 곡을 듣다 보면 성경 속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처럼 성경 이야기를 풀어내고 사연을 얘기하며 관객과 교감하는 일은 즐겁다.

처음부터 내레이션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 성경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예수님이 얼마나 매력적인 분인지 전하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를 공연 중 하다 보니 ‘성경 이야기를 말하는 가수’라는 별명이 생겼다. 성경을 한 편의 연극처럼 보여주는 진 에드워드의 소설 ‘신의 열애’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6월과 8월 등 ‘공연 성수기’에는 한 달의 절반 이상이 지방 공연으로 채워진다. 지방 공연을 갈 때면 차를 렌트해 친구들과 함께 돌아가며 운전한다. 직접 악기를 운반하는 등 수고를 마다하지 않지만 즐겁다. 예수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지 전할 수 있고 주님의 귀한 자녀인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함께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님이 이 순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분으로 노래한다”며 “관객들과 함께 임재하신 하나님을 만날 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힘 빼니 내가 아닌 하나님이 보이더라

김복유는 어릴 적부터 기타를 치고 노래 부르는 게 좋았다. 교회에 가면 기타가 항상 있었고 전도사와 교사들이 맛있는 것을 사줬다. “기타를 잘 치면 하나님을 위해 쓰겠다”고 기도했던 그가 지금은 하나님을 위해 노래하고 연주하는 CCM 가수가 됐다.

재수를 거쳐 대학 영어과에 다니던 그는 내세울 게 없던 청년이었다. “복유 너는 아주 특별하다”는 주변의 기도가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휴학 후 해외 오지 여러 곳을 다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음악적 영감도 구했다.

2014년 백석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뒤 H’s 엔터테인먼트와 동방박사 등의 주최로 열린 제4회 CCM루키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전에도 교회 수련회 등에서 간증과 노래를 하던 그는 이를 계기로 CCM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늦은 나이에 대학을 갔기에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던 그에게 먼저 다가오는 친구들도 생겼다.

하나님은 힘든 순간마다 다가와 자유를 주셨다. 고등학생 때는 돋보이려고 긁는 목소리로 찬양하다 청년부 리더들에게서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셔야지 너를 드러내기 위해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는 타이름도 듣곤 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 기도드렸고 하나님은 꾸중 대신 사랑으로 그를 보듬었다. 기도를 통해 “너는 사람들이 만든 틀에 맞춰지기 힘든 사람”이라며 “자유로워라”는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처음부터 그의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한창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사람들이 자리를 떠난 적도 있다. 하루는 공연 중 스피커가 고장 났다. 낙담해 있는데 커다란 귀가 마음속에 떠오르며 “복유야 나는 듣고 있다”라는 하나님의 감동이 전해졌다. 하나님이 자신을 인정해준다는 생각이 들자 스스로를 드러내고 싶어 했던 목소리에서 힘이 빠졌다. 사람에게서 인정받기를 원하지 않게 되자 음악은 자연스러워졌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고 영감으로 쓰인 곡에 반응한다고 들었어요. 영감이 담긴 곡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혼자 힘으로 애써 만든 곡은 하루만 지나도 창피할 정도로 형편없게 느껴진다. 하지만 영감으로 쓴 곡은 한참이 지나도 어떻게 썼을까 싶을 정도로 감동이 밀려온다고 했다. 그러기에 더욱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

다음 달엔 해외 오지로 떠나 자신을 돌아보고 곡에 대한 영감을 얻으려 한다. 콘서트와 곡 발매 등으로 CCM계에서 한창 주목을 받을 때 또다시 한국을 떠나는 셈이다. 사람의 인정을 구하기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만을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음악에 대한 욕심은 있다. 젊은 친구들이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곡,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긴 곡, 무엇보다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곡을 쓰고 싶다고 했다.

“희망을 잃고 절망한 이가 제 곡을 듣고 힘을 얻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이가 ‘어 듣기 좋네’라며 제 노래를 듣고 하나님을 알게 된다면 그보다 더 보람찬 일이 어디 있을까요.”

글·사진=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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