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도로, 새로 까는 게 아니라 현대화하면 된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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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첫 번째 경제협력 사업으로 철도와 도로 연결이 담긴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특히 금년 내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함에 따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간에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실무협의가 이어져 왔고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북측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경제 이슈도 철도와 도로였다.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남측 수행단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을 이끌어 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날 저녁 리룡남 내각부총리는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한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에게 “현재 우리 북남(남북) 관계 중에서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 유엔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에 인력이나 장비를 투입하더라도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 지난달 22일에도 유엔군사령부가 남북 간 경의선 철도 연결 사업을 위해 시범운행을 하려던 열차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불허한 바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국토부는 연구단을 보내 북한과 철도와 도로 상황을 둘러보는 정도의 공동조사만 진행했다.

대북 경제제재만 풀린다면 철도와 도로 연결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4년 도로, 2007년 철도가 연결돼 있어 노후한 철로와 도로, 신호 체계 등을 보수만 하면 된다. 제재 완화 정도에 따라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토연구원 이상준 부원장은 “올해 안에 상징적으로 착공식을 갖고 북·미 관계 개선과 제재 완화 수준에 맞춰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철도와 도로에 대해 북한과 공동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착공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나 철도는 새로 까는 게 아니라 현대화하는 것”이라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을 모색하는 작업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로는 경의선(개성∼평양)과 동해선(고성∼원산)을 현대화할 계획이다. 경의선 구간인 개성∼평양 고속도로 길이는 162㎞다. 남한의 문산과 북한의 개성 구간인 19㎞를 이으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달릴 수 있다. 동해선 고성∼원산 구간(107㎞)은 북한이 1989년 금강산관광을 목적으로 건설했다.

철도의 경우 경의선(서울∼개성∼평양∼신의주)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복원사업이 논의된 후 2003년 군사분계선에서 연결식을 가졌다. 동해선(부산∼강릉∼제진∼나진·하산)은 2005년 시설공사를 완료했다. 이후 2007년 경의선과 동해선 일부 구간에서 시험운행까지 실시했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특히 동해선은 강릉∼제진 구간에 철로 자체가 없다.

단순히 도로와 철로를 개보수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통일에 대비해 마련한 한반도 통합철도망 마스터플랜에서 기존 경의선 철도 노선 외에 최고 시속 350㎞ 고속철을 놓는 방법을 검토했다. 약 37조8000억원을 들여 서울 은평구 수색역에서 출발해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갈 수 있도록 북한 내 7개 노선을 개량하거나 신설하는 방안이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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