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김재중] 성윤모 장관에게 바란다 기사의 사진
그는 열망이 강해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의욕과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통찰력과 기술혁신, 지식재산(IP)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 언변이 뛰어나고 소통 능력도 충분했다. 지난 4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특허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인터뷰를 하면서 그에게서 받은 인상이다. 성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직무를 수행하는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업부 출신 장관이 임명된 데 대해 산업부 내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성 장관이 직면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하락, 혁신성장의 부진,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통상 여건의 악화,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 전환 후속대책과 한국형 원전 수출 지원,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 등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산업 정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의 ‘첨단 굴기’로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조업에서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가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해온 반도체도 중국에 바짝 쫓기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산업부는 그동안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내놓지 못했고, 신산업을 위한 지원과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완화에도 적극 나서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성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산업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우리가 비교우위를 가진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혁신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산업정책 전문가로 알려진 성 장관이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 민간 주도의 혁신성장 등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 주목하고 있다.

수출 통계 같은 수치 위주의 실적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성 장관이 현장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 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을 하는데 어떤 애로가 있는지 경청하면서 정책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진다. 혁신성장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경제 정책의 양축을 이루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핵심기술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성 장관은 지난 21일 취임 후 첫행보로 서울 마곡동에 있는 로봇 제조 중소기업을 방문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기술혁신, 융·복합 등을 통해 주력산업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제품·서비스·플랫폼을 창출해 신산업으로 성장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성 장관은 특허청장 시절 연구·개발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업화가 가능하고 수익이 될 만한 정보를 업계에 제공하는 등 선제적인 지원 행정을 펼친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을 살려 기업들이 제조업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규제완화에도 힘써야 한다.

에너지 분야도 이슈들이 많다. 탈원전·탈석탄 이후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하게 점검하고, 세일즈 외교를 통해 한국형 원전 수출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통상 외교도 강화해야 한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이후 산업계 일각에서는 석유화학, 철강 등 장치산업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해 특별연장근로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 장관이 이들 업종에 대해 특별 연장근로 인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 부진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민간 기업이 주도해야 할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은 이때야말로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산업부가 존재감을 보여줄 때다. 성 장관의 행동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김재중 산업부장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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