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간섭해 달라’는 ‘주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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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영적인 호흡이며 신앙생활의 핵심 중 하나이다. 기도의 끈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는 더욱 온전해지고 확고하게 연결된다.

전 세계 기독교인 중에 한국 성도들만큼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통성기도나 새벽기도와 같이 한국 기독교는 기도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교지와 주변 기독교 나라들에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좋은 기도 습관을 갖는 것은 영성 훈련과 신앙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기도는 개인마다 다른 언어적 습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연히 좋은 언어 습관은 좋은 기도 습관으로 이어지고, 잘못된 언어 습관은 본의 아니게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잘못된 언어 습관에 의한 기도 중에 대표적인 것은 ‘주님께서 일일이 간섭해 주시옵소서’이다.

간섭(干涉)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직접 관계가 없는 남의 일에 부당하게 참견함’이다. 다시 말하면 간섭은 당사자가 아닌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타인이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관계 가운데 이뤄진다. 하나님은 기도에서 절대로 제 삼자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께 간섭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도를 받으시는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라 타자(他者)적 관계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또한 간섭에는 참견의 의미가 있다.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은 그 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은 당연히 하나님께서 기도 제목을 들으시고 그 문제에 직접 개입하시기를 바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 주시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 간섭해 달라는 기도는 물론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하나님을 방관자 혹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분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

모든 만물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피조물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그의 소유된 백성’(벧전 2:9)이며,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사신(고전 6:19∼20) 하나님의 자녀이다. 이 세상 어떤 것에도 하나님은 방관자가 될 수 없다. 특히 하나님의 자녀에 대한 것이라면 그 어떤 것에도 하나님은 간섭자가 될 수 없으며 오직 주권자이다. 그러므로 ‘일일이 간섭해 달라’는 기도는 모든 삶의 문제를 ‘주관’ 혹은 ‘주장’해 달라는 기도로 바뀌어야 한다.

이상윤 목사(한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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