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반려동물 유기 기사의 사진
반려동물 1000만 시대다. 핵가족화로 가족 구성이 단출해지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심리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얻으려는 욕구를 반려동물이 충족시켜주기 때문일 게다. 반려동물 가운데 가장 많은 건 개와 고양이다. 귀여운 데다 인간과 희로애락의 감정을 주고받고 의사소통까지 할 줄 알아 사랑을 받고 있다. 밤늦게 퇴근해도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은 반려견뿐이라는 중년 남성의 넋두리가 헛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는 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대형마트에 가면 반려동물 용품만 별도로 전시한 코너가 있고 애견미용실, 애견호텔, 반려동물 장례업체도 성업 중이다. 펫시터가 신종 직업으로 자리 잡았고 애견보험도 출시돼 있다.

반면 그림자도 짙다. 학대받고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부지기수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유기·유실동물은 10만2593마리였다. 개가 7만4300여 마리(72.5%)로 가장 많고, 고양이가 2만7100여 마리(26.4%)였다. 유기동물 보호소에 넘겨진 것만 이 정도다. 낯선 곳을 헤매다 쓰레기통을 뒤져 허기를 채우거나 로드킬로 비명횡사한 개나 고양이, 사냥꾼에게 잡혀 도축업자에게 넘겨진 개들까지 합치면 몇 배가 될 것이다. 반려동물 유기는 휴가철이나 설, 추석 등 명절 연휴, 황금연휴 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잃어버린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이런저런 이유로 버려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유기·유실동물은 20일 동안 공고를 내고 주인을 기다리다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곳에 입양시키거나 안락사 시킨다. 지난해 유기·유실동물 가운데 14.5%는 주인에게 인도됐고 30.2%는 새 주인을 만났지만 27.1%는 자연사했고 20.2%는 안락사 당했다. 반려동물은 싫증 나거나 쓸모가 다하면 버리는 장난감과 다르다. 죽을 때까지 가족처럼 대할 자신이 없으면 입양해서는 안 된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얼마나 많은 반려동물들이 버려져 낯선 곳을 헤매고 있을까.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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