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가 보이는 ‘北·中 교역의 관문’ 단둥을 가다] 압록강 왕래 부쩍… 北·中 교류 다시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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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단둥역에서 출발한 신의주행 기차가 중조우의교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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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오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시 중조우의교. 단둥역에서 출발한 신의주행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북한으로 향했다. 중국에서 요즘 인기가 많은 신의주 관광객을 실은 열차다. 바로 옆 한국전쟁 때 폭격을 받아 끊어진 옛 다리 위에선 망원경으로 신의주를 살펴보고 기념 촬영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신의주 관광객을 단둥에 내려주고 신의주로 돌아가는 버스 행렬도 종종 보였다.

북한과 중국이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단둥은 북·중 무역은 물론 양국 관계, 나아가 북한 동향을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국민미션포럼을 앞두고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머물며 지켜본 단둥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꿈틀거리는 모습이었다.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조선족 사업가는 “한동안 주춤하던 중국 기업가들이 북한 투자 방법은 물론 북한 현지에 들어가서 사업할 방법까지 묻는 등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단둥 공안과 국경수비대는 불법 취업한 북한 인력을 추방하고 북한산 물품 반입을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검문을 펼쳤다. 하지만 두 달 만에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다.

강폭이 50m 남짓한 압록강 중상류에선 북한에서 작업한 봉제제품을 실은 중국 국적의 선박 이 눈에 띄었다. 한낮에도 참게 등 수산물로 보이는 물건을 배에 싣고 중국 측 기슭에 다가와 거래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소식통은 “한동안 대대적으로 단속을 하더니 요즘 들어 소규모 거래는 눈감아주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중국의 달라진 기류에 발맞춰 북한 측 분위기도 한껏 달라졌다. 신의주의 공장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다. 주말을 맞아 강변에 나와 참게를 잡고 빨래하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유람선을 탄 관광객이 손을 흔들면 거리낌 없이 웃으며 함께 손을 흔들었다.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의 대북제재로 문 닫았던 류경식당은 다시 환하게 불을 켜놓고 손님을 맞았다. 맞은편 평양고려식당에서도 북한 종업원들이 먼 길 오셨다며 한국인 관광객들을 반겼다.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식당에는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식당 가운데 3∼4개 테이블을 차지한 북한 청년들은 한 참석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듯했다. 여종업원들은 신시사이저와 드럼, 베이스와 기타의 현란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노래하던 여종업원이 생일을 축하하며 한 남성에게 꽃다발을 건네자 “와∼” 하는 환호성이 일제히 터졌다. 현지 관계자는 “단둥에 나와 경제활동을 하는 북한 주민이 2만∼3만명 정도 된다”며 “봉제공장에서 일하거나 수산물 가공 일을 많이 하는데, 요즘 젊은 청년들은 IT 회사에 취업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을 오가는 중국인 사업가나 조선족 대북 무역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012년 ‘우리식 경제관리방법’ 도입 후 장마당을 중심으로 괄목할만한 변화가 있었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은 공식 장마당이 436개라고 보도했다.

평양을 다녀온 미국 국적의 사업가는 “장마당 입구에서 기다리다 외국인들에게 물건을 싼값에 사다주고 수수료 형태로 돈을 받아가는 ‘구매대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며 “시장경제 원칙을 배운 적은 없지만 각자 살길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정권이 남북 정상회담 등에서 평화와 번영의 메시지를 전하는 게 ‘위장 평화 쇼’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 대북 소식통은 “한국의 일부 교회나 기독교인들이 과거의 시선으로 북한의 변화를 의심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들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단둥(중국)=글·사진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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