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동성애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동성애에 대한 두 가지 견해/윌리엄 로더 외 지음/양혜원 옮김/IVP

성경은 동성애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기사의 사진
성경에 등장하는 동성애 금지 구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성서신학적, 역사·문화적 관점으로 해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들은 성경 속에서 다뤄지는 동성애 이슈를 차분하게 살피면서 목회적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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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성애를 반대할 것인가 포용할 것인가, 또는 동성애는 반대하되 동성애자는 포용하자는 식의 논의가 아니다. 동성애에 대해 성경은 무엇을 말하며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다룬다. 4명의 저자는 모두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활동하는 서구의 신학자와 전문가들이다. 레위기(18:22, 20:13)와 로마서(1:26∼27)로 대표되는 ‘금지 본문’을 비롯해 결혼과 출산, 목회적 현실에 대해 성서신학과 역사·문화적 관점에서 해석을 시도하며 자신들의 견해를 밝힌다.

이들의 논점은 현재 서구 사회가 직면한 동성애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기에 지금의 한국 사회와 교회가 견지하는 관점보다는 다소 확장된 논의를 시도하는 게 사실이다. 옮긴이도 밝히고 있지만 현대 복음주의의 ‘교부’로 불리던 존 스토트 목사의 ‘현대 사회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에서 다룬 동성애 논의보다 훨씬 진일보해 있다.

우선 금지 본문에 대해 윌리엄 로더나 메건 드프란자는 동성 간 성행위를 금지하는 성경 구절은 고대사회의 지배와 착취 구조 속에서 흔했던 남자아이와의 동성관계, 강간, 노예와의 성관계, 성매매 등과 같은 특정한 종류의 동성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맥락에서 성경이 모든 종류의 동성애 관계를 절대적으로 금지한다고 보지 않는다.

반면 웨슬리 힐과 스티븐 홈스는 성경 내용이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동성 간 성관계를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서구 사회가 겪은 성 혁명과 뒤이은 동성애자들의 투쟁, 동성애는 선천적이라는 주장을 인정한 흐름 등이 전통적 기독교 신학의 핵심을 상실하지 않았는지 물어야 한다고도 지적한다.

다만 저자들은 성경의 동성애 금지 구절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가령 노예제도나 할례, 여성 역할과 이혼 등이 성경에 등장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폐기되거나 수정된 것처럼 동성애자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소위 ‘때리는’ 금지 본문에 대한 논쟁이 적어도 서구에서는 끝없는 소모전을 양산해 왔다고 본다. 이제는 이들 본문에 대한 해석과 논쟁보다는 윤리적 역할을 살펴보는 방법론에 집중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홈스가 제안한 목회적 수용 제안은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다. 동성애는 죄악이며 틀렸다고 말하는 동시에 그리스도인이면서 동성애자들인 사람들을 위해 목회적 차원에서 교회 안에 자리를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개신교회와 정교회가 이혼자를 위한 돌봄 사역을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 홈스는 다만 (동성애자들을) 목회 차원에서 수용하는 것과 이를 인정하는 신학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

힐과 홈스가 결혼의 성관계는 출산을 지향해야 한다는 전통적 기독교 입장을 주지한 것도 특이하다. 이는 “땅에 충만하라”(창 1:28)는 창조 명령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홈스는 “출산을 결혼의 최우선 유익으로 본 것은 결혼이 남자와 여자 사이의 일임을 의미한다. 이성애 성관계만이 인간에게 유일하게 올바른 성적 표현인 이유는 그것이 자녀 출산을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책의 편집자인 프레스턴 스프링클은 결론에서 오늘의 교회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되짚는다. 성경이 확고하게 동성 관계를 금지한다 해도 실제 사역 현장에 있는 목회자들은 동성애 문제가 흑백으로 쉽게 갈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이렇게 묻는다.

“지난 주일에 처음으로 레즈비언 커플이 교회에 왔습니다. 그들은 손을 잡고 예수님을 영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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