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4)]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

“통일은 결국 하나님의 시간에 이뤄집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4)]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 기사의 사진
정성진 목사가 7일 오후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집무실에서 ‘행백리자반어구십(行百里者半於九十)’이라고 쓰인 메모를 가리키고 있다. 내년 은퇴를 앞둔 정 목사가 요즘 자주 읽는 격언으로 ‘길을 가는 데 있어 처음 90리와 나머지 10리가 맞먹는다’는 뜻이다. 정 목사는 끝맺음을 잘하자는 의미로 은퇴도 통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정성진 목사)는 2005년 현 위치로 교회를 옮기면서 목회 비전을 새롭게 세웠다. ‘북한선교의 전초기지가 되자’는 다짐이 그중 하나였다.

교회는 효과적인 북한선교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을 알고 이해하자는 것이 교회가 지향하는 가치의 핵심이다. 정성진(63) 목사는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리는 국민미션포럼에 발표자로 나서 북한선교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교회는 탈북 주민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관심이 크다. ‘통일선교팀’ 주관으로 새터민과 함께 드리는 예배도 이 일환. 예배에선 ‘구터민’이란 말이 사용된다. 새터민들이 위축돼 교회 공동체를 떠나는 걸 막기 위한 배려다. 서로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7일 오후 교회 집무실에서 만난 정 목사는 “새터민과 구터민이라고 부르는 건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면서 “마주보고 서로 알기 위한 노력 없이는 분단 65년 동안 단절된 문화의 간극을 좁힐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이 처한 정서적 거리는 아프리카 사람들과의 차이 이상”이라고 단언했다.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는 건 어렵다는 말이다.

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오랜 세월 북한 출신들을 만나며 얻은 지혜가 있습니다. 말이 통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두터운 유리 장벽을 만든다는 점이죠. 언어가 같다고 서로를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배우지 않다 보니 결국 멀어지는 겁니다.” 이 결과 우리나라에 상이한 공동체가 생겼다고 했다. 새터민 3만2000명과 5100만명의 남한 국민 공동체가 물과 기름처럼 분리됐다는 얘기다.

통일에 대해선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했다. “종전선언은 필요하죠. 하지만 통일은 먼 훗날 이야기란 걸 직시해야 합니다. 주변의 새터민도 못 품는데 2500만 북한 사람과 하나가 된다는 게 가능할까요. 이들에게 자본주의도 교육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북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세밀한 노력 없는 통일, 그건 비극일 뿐이죠.”

선교도 북한 사람들을 이해한 뒤 하라고 조언했다. “북에 가서 당장 선교를 한다는 건 난센스죠. 불가능합니다. 새터민을 신앙으로 양육하는 것도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최근 많은 새터민들이 이단으로 흘러들었어요. 더 많은 지원을 해준다니 아무렇지 않게 옮긴 겁니다. 80%의 새터민이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에 오지만 이 중 15% 남짓만 신앙생활 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들을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죠.”

정 목사의 당부는 결국 통일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차분하게 준비하자는 것이다. 그는 “통일은 민족의 소원이지만 결국 하나님의 시간에 이뤄진다”면서 “그때까지 교인들이 앞장서 북한을 이해하고 알아가며 통일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고양=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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