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합법화되기도 전에 수갑부터 찼다”

퀴어행사장서 수갑찬 채 연행됐던 탁동일 목사

“동성혼 합법화되기도 전에 수갑부터 찼다” 기사의 사진
탁동일 인천 빈들의감리교회 목사가 지난 3일 퀴어행사가 열린 인천 남동구 구월동로데오거리에서 동성애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탁동일(43) 인천 빈들의감리교회 목사는 지난달 8일 퀴어행사를 앞두고 항의하다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 연행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3일 퀴어행사가 열린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탁 목사를 만났다.

탁 목사는 “지난달 8일 퀴어행사를 앞두고 오전 9시30분쯤 동인천역 북광장에선 차량에 실린 퀴어행사용 물품을 내리고 있었다”면서 “갑자기 경찰이 북광장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던 시위자들을 강제로 끌어내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려가서 큰소리로 ‘도대체 뭐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는데 경찰이 나를 넘어뜨리더니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눕혀 놓고 미란다원칙을 고지한 뒤 수갑을 채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호송차량에 실려 4시간가량 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면서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집회를 방해한 것도 아닌데 수갑을 찰 정도로 내가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인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탁 목사는 현재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 사역을 하고 있다. 2006년 대장암 수술을 받고 5년간 치료를 받으면서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탁 목사는 “평소 40여명의 성도들에게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면 제일 먼저 감옥에 가는 목사가 되겠다며 설교를 했는데 합법화가 되기도 전에 수갑부터 찼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인천지방경찰청장의 정식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만약 동성애 반대행사가 열리기 전 행사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동성애자에게 수갑을 채웠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으냐”면서 “인천지방경찰청장은 지금이라도 과잉진압에 대한 사과를 인천교계와 한국교계 앞에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탁 목사는 “퀴어행사에 직접 가 보면 우리가 왜 동성애를 반대해야 하는지, 동성애가 교회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보인다”면서 “동성애를 용인한다면 동성애를 가증스러운 죄악이라고 명시한 신약성경 로마서부터 뜯어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탁 목사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한 공격과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공격을 받고 교회에 대한 도전이 심화되는 시대에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위인지 똑바로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인천 북광장과 로데오거리에서 부도덕한 행사가 더 이상 개최되지 않도록 이 공간을 녹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