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급락… 미,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검토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공공연히 거론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미·중 무역전쟁 발발 즈음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자 미국은 중국 당국의 환율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해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를 상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고위관리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재무부는 조만간 나올 예정인 환율보고서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관리는 “(미국은) 중국이 시장 친화정책에 등 돌린 채 여전히 반(反)시장 정책에 의존하고 있는 데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6개월 동안 달러화 대비 9% 떨어졌다. 특히 8∼9일 사이 위안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6.92∼6.93위안을 넘나드는 등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6.9를 넘어섰다. 만약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7위안까지 무너질 경우 폭락세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9일 달러 대 위안 환율을 전장 대비 0.0062위안(0.09%) 올린 6.9019위안으로 고시했다.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는 다음 주쯤 나올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하도록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1년간 환율 절상 노력 등을 하지 않으면 미국 조달시장 참여 금지 등 제재를 받게 된다. 미국은 지난 4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중국 측은 인위적인 환율 개입은 없다고 반박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을 늘리려는 의도가 없으며 환율을 무역갈등의 수단으로 간주하지도 않는다”며 “(미국 주장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향후 행동에 따라 267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등 국가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못하게 막는 무역 분야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나설 수도 있다.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개정하면서 이들이 중국과 FTA를 체결할 경우 나프타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시킨 바 있다.

미·중 무역 대화도 아직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이 구체적인 양보안을 내놓지 않으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무역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미국 측 협상 대표를 선정하는 등 안정적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양보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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