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러낸 책] ‘하늘나라 식민지’로서의 교회 정체성을 회복하라는 메시지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스탠리 하우어워스·윌리엄 윌리몬 지음/김기철 옮김/복있는사람

[다시 불러낸 책] ‘하늘나라 식민지’로서의 교회 정체성을 회복하라는 메시지 기사의 사진
미국 최고의 신학자로 꼽히는 듀크대 스탠리 하우어워스(기독교윤리학) 교수와 같은 대학 윌리엄 윌리몬(실천신학) 교수가 함께 쓴 책이다.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는 이 세상에서 소수자와 약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통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08년 국내 번역 출간된 후 10년 만에 다시 선보인 이 책은 영어 원서 25주년 기념판을 번역했다.

저자들은 오늘날 교회에 대해 국가와 교회의 기형적 통합을 이룬 콘스탄틴주의(기독교제국), 이성과 신앙의 통전성을 해체한 계몽주의, 그리고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개인들의 사상누각으로 변질시킨 개인주의에 포로가 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하늘나라의 식민지’로서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라고 제언한다. 식민지라는 표현이 한국인 독자에겐 잔혹한 트라우마를 가진 말임에도 이들은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든 교회의 본질은 식민지여야 한다고 강변한다.

하늘나라의 식민지란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빌 3:20)는 말씀에 대한 재해석이다. 세례를 통해 우리의 시민권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소속이 바뀌고 그때 우리는 우리가 속한 문화가 어떤 것이든지 그곳에서 나그네 된 거류민 신분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자들은 이 땅에 살고 있지만 이 땅에 정착해 안주하지 않으며, 이 땅의 현실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현실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고, 이 땅의 타락에 저항하지만 하늘의 진리로 혁명을 꿈꾸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것을 사명으로 가진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두 저자는 서문과 후기를 통해 “책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며 25년 전 못지않게 지금도 필요하다”고 외친다. 미국교회들이 번영 복음에 빠져 예수님을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기 위한 구세주로 전락시키고, 한국교회가 하늘의 영원한 삶보다 이 땅에서 누리는 현세적 축복을 복음이라고 소개하는 세태 속에서 책은 복음의 본질과 교회의 사명을 재확인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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