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흔들릴 때 그 뿌리부터 찾아라

감정을 잘 추슬러야 하는 시대

마음이 흔들릴 때  그 뿌리부터 찾아라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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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자기감정을 드러내는 데 상대적으로 인색하다. 기독교 신앙도 그런 문화적 풍토의 영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신앙을 결단의 문제로 보고 이성과 의지는 강조하는 반면 감정이나 정서적인 측면은 간과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갈수록 감정이 중시되면서, 기독교 출판에서도 감정에 대한 논의를 다룬 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기독교인은 일상에서 어떻게 자기감정을 다뤄야할지, 심리치료 등의 문제는 신학적으로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를 논하는 책들을 소개한다.

왜 분노하는가/조정민 지음/두란노

‘홧김 방화’ ‘욱해서 폭행’ ‘묻지마 살인’…. 종종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이들 사건의 근본적 동기에는 ‘분노’가 있다. 이렇게 범죄를 저지르진 않더라도 현대인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분노를 해결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분노가 개인 간 관계를 넘어 집단을 어그러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현대인에게 분노는 ‘질병’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그리스도인의 경우 분노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하나님과의 관계도 깨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 근거로 성경에 등장한 인물의 ‘분노 사례’를 제시한다.

성경 인물 중 처음으로 분노한 사람은 가인이다. 창세기에서 가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제물을 받지 않음에 분노한다. 이는 일견 하나님께 거절당했기에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가인이 분노한 근본 이유로 “하나님과 바른 관계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이 분노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그의 예배조차 받지 않을 것이라 강조한다. 즉 식당에서 종업원을 닦달하고 오거나 직장에서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말해 타인을 분노케 한 이들의 예배는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인이라면 예배의 자리에 나서거나 분노를 처리하는 일에 앞서 하나님과의 관계부터 바로잡을 것을 조언한다. 가인를 비롯해 사라, 요셉, 요나, 삼손 등 11명의 성경 인물을 다루며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분노에 대응해야 할지를 설명한다. 주로 무지와 편견, 교만에 의한 분노의 해악과 해결방법에 대해 다루지만 진리를 위한 분노는 ‘그리스도인의 임무’라 정의한다. 세례 요한이 종교지도자든 왕이든 지위와 상관없이 믿음과 말씀에 근거해 분노했듯 그리스도인도 말씀으로 분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분노에 사로잡히지 말고 분노보다 중요한 가치에 사로잡혀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분노할 게 많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분노하는 게 성경적인지 궁금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핵심감정 탐구/노승수 지음/세움북스

‘핵심감정 탐구’는 책 제목만 봐서는 어떤 책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심리학이 말하는 핵심감정, 신학으로 다시 읽기’라는 부제를 봐야 조금 이해가 된다. 저자 노승수 박사는 목회자이자 전문 상담심리가로 20년 넘게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해왔다.

그렇다면 핵심감정이란 무얼까. 저자의 설명이다. “핵심감정은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 주로 일어나는 감정이다. 아동기 때 정서적으로 영향을 많이 준 사람,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기 쉽다. 자주 자연스럽지 못하게 걸리는 감정으로, 심리적 아킬레스건이다. 모든 사람은 핵심감정에서 벗어나려고 끊임없이 애를 쓴다.”

저자는 먼저 부담감 그리움 경쟁심 억울함 불안 두려움 열등감 슬픔 무기력 허무 소외 분노라는 핵심감정들에 대해 설명한다. 무엇보다 핵심감정이 개인의 성격을 형성하는 배후가 되며 자기상, 타자상, 하나님상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한다. 핵심감정이 이렇게 영향을 끼치면서 곧 개인의 세계관에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정통 개혁신학의 틀로 정신분석 전통의 이론들을 재해석하는 동시에 다양한 임상 사례를 들려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핵심감정 공부를 통해 핵심감정에서 놓여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내놓는다. 핵심감정은 자신은 물론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주기 때문에 그대로 둘 경우 배우자에게 전이되거나 자녀에게 대물림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훈련을 해야 하며 실제로 핵심감정을 이해하고 알아갈수록 자신, 이웃,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전보다 더 조화로워짐을 경험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현대 심리학을 신학체계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해온 결과물이다. 신학에 기반한 심리학적 이해를 통해 성도들의 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오랜 세월 예수는 믿었으나 내면적 성장과 질서에 변화가 없어 고민인 분들, 무기력한 신앙생활에 지친 분들이 읽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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