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유령수술과 CCTV 기사의 사진
유령수술 실태를 폭로한 SBS 고발 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대리수술이라고도 불리는 유령수술은 환자의 동의 없이 다른 사람이 집도하는 수술을 말한다.

고발 프로에 등장하는 제보자들의 폭로 내용과 동영상을 보면서 공분을 느꼈다. 다른 의사가 대리수술을 한 것이 아니었다.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이 수술 보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아예 집도까지 한다는 폭로가 줄을 이었다.

영업사원이 주기적으로 수술을 주관하는 모습을 보고는 소름이 돋았다. 5일간 9차례나 유령수술을 한 영업사원도 있었다. 환자를 마루타처럼 대하는 병원 경영진이나 의사들이 돈의 노예로 전락한 것이다.

가족과 친척 중에 수술한 적이 있는 이들의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사랑하는 이들도 의료 적폐의 피해자가 된 것은 아닐까. 앞으로 수술을 받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발 프로를 시청한 이들이 모두 이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이 지난 1일 수술실에 CCTV를 설치했다. 안성병원은 환자가 동의할 때만 CCTV를 촬영하고 의료분쟁 등이 발생할 때만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녹화 장면은 일정 기간 후 폐기한다. 경기도는 내년 관내 모든 공공의료원에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

유령수술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환자단체와 대한의사협회는 CCTV 설치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소비자단체와 환자단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수술실에서 유령수술, 무면허수술, 성범죄를 비롯한 범죄행위와 반인권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안성병원을 계기로 전국 의료기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유령수술 근절을 위한 입법·행정적 조치도 요구했다.

반면 의사협회는 직업수행 자유 침해, 진료 위축,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 붕괴 등을 이유로 CCTV 설치를 결사반대하고 있다.

의사를 위해 환자가 있는 것이 아니다. 환자를 위해 의사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정해져 있다. 환자를 보호하고 환자가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유령수술로 적발되면 의사면허를 박탈하고 관련자를 엄벌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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